체조 용어로 ‘철봉’은 영어 ‘Horizontal bar’를 번역한 말이다. 이 말은 수평을 의미하는 형용사 ‘Horizontal’과 막대기를 의미하는 명사 ‘bar’이 결합된 단어로 직역하면 ‘수평봉’이라고 불러야 했다. 하지만 ‘철봉’으로 의역한 것은 남자 체조종목에 ‘평행봉(Parallel bars)’이 있기 때문이다. (본 코너 860회 ‘왜 ‘평행봉(平行棒)’이라 말할까‘ 참조) 평행봉은 막대의 소재가 목제나 합성수지로 만들어졌다. 강철 막대를 사용하고 있는 '철봉'은 그 말 자체로서도 ’평행봉‘과 차별화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선 일본강점기시절부터 철봉이라는 말을 썼다. 조선일보 1936년 3월14일자 ‘세계(世界)올림픽 체조규정(體操規定)’ 기사는 ‘【백림발동맹우신(伯林發同盟郵信)】제십일회국제(第十一回國際)올림픽대회체조경기(大會體操競技)는 팔월십일(八月十日)부터 십이일(十二日)에 긍(亘)한삼일간(三日間)『데이트리히·엣칼트』야외극장(野外劇塲)에서거행(擧行)할터인데 경기종목(競技種目)은 철봉(鐵棒),평행봉(平行棒),도마(跳馬),목마(木馬),적환(吊環),도수(徒手)에의(依)한 규정운동십이종(規定運動十二種)으로 단체급개인(團體及個人)(각종목급전종목(各種目及全種目))에 나누어잇다’고 전했다. 철봉과 평행봉을 구분해서 사용했음을 알 수 있다.
대한체조협회 홈페이지에 따르면 철봉의 높이는 마루면에서 280cm, 매트 위에서 높이 260cm, 유일하게 신체에 맞춰서 높이를 조절할 수 있는 종목으로 대회 24시간 전 상임심판에게 서면 요청해야한다. 연기구성은 EGⅠ 턴이 있거나 없는 스윙 요소, EGⅡ 비행요소, EGⅢ 신체가 봉과 가깝게 수행하는 요소, EGⅣ 내리기 요소로 구분된다. 모든 연기는 정지없이 흔들기를 중심으로 비틀기, 그리고 비행동작의 부드러운 연결로 구성된 역동적인 연기가 되어야 한다. 이러한 동작들은 다양한 손잡기 동작으로 기술을 연속적인 전환 형태로 변화를 주면서 연기를 실시해야 한다. 높은 점수를 획득하기 위해서는 On bar+비행요소, 비행요소+비행요소 등 가치점이 높은 기술을 연속적으로 실시하여 CV를 획득해야한다. 철봉의 특성은 다양한 비행동작과 웅장함에 있어 매우 다이내믹하며, 각도의 감점 등 실시감점의 최소화를 요구하는 종목이다. 우리나라 선수들의 주요 성적은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이주형이 동메달, 2002년 부산아시아경기대회에서 양태석이 금메달을 획득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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