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985] 왜 ‘볼 퍼슨(ball person)’이라 말할까

김학수 기자| 승인 2023-05-13 07:25
윔블던 대회 볼 퍼슨 모습. 볼 보이, 볼 걸 등으로 불리다가  성차별을 배제하자는 정치적 올바름의 관점에서 1980년대이후 남녀 호칭을 통합해 쓴다.
윔블던 대회 볼 퍼슨 모습. 볼 보이, 볼 걸 등으로 불리다가 성차별을 배제하자는 정치적 올바름의 관점에서 1980년대이후 남녀 호칭을 통합해 쓴다.
센터코트 앞에 젊은 남녀 학생들이 열중쉬어 자세로 일렬로 대기해 있다. (본 코너 941회 ‘테니스에서 왜 ‘센터 라인(center line)’이라고 말할까‘ 참조) 여학생은 양 갈래 머리, 남학생은 짧게 깎은 머리에 제식 행렬하는 군인들처럼 걷는다. 세계 최고의 테니스 대회인 윔블던이 열리면 전 세계인들이 쉽게 볼 수 있는 장면이다. ‘볼 퍼슨(ball person)’이다. 볼 퍼슨은 영국 청소년들이 선망하는 자리이다. 윔블던 조직위원회가 엄선한다. 영국 중·고교에서 만 15세 이상 학생 1000여명이 지원해 그중 250명만 뽑히고, 대회를 앞둔 6개월간 코트훈련을 배운다. US오픈, 프랑스오픈, 호주오픈 등 메이저대회서도 볼 퍼슨을 윔블던과 비슷하게 운영한다.

영어용어사전 등에 따르면 ‘ball person’은 공을 의미하는 ‘ball’과 사람을 의미하는 ‘person’의 합성어로 볼을 회수하는 일을 하는 사람을 뜻한다. 볼 퍼슨은 남녀를 구분하지 않고 부르는 말이다. 정치적 올바름의 관점에서 테니스 등에서 남녀가 혼합으로 업무를 하는 경우 ‘볼 퍼슨’이라는 호칭을 사용한 것은 1980년대 이후라고 한다. 종목에 따라 연소자가 이 업무를 수행하면 '볼키드'(ball kid)‘라는 호칭도 사용된다.
예전에는 보통 ‘볼 보이(boy)’, ‘볼 걸(girl)’이라고 불렀다. 야구, 테니스, 축구 등에서 파울볼 등을 주워서 심판이나 선수 등에게 전달하는 일을 하는 역할을 했다. 원래 볼 보이는 축구에서 먼저 시작했다. 1905년 영국 프로축구팀 첼시에서 볼 보이를 최초로 운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윔블던 테니스에선 1920년대부터 영국의 오랜 어린이 자선단체인 ‘샤프츠버리 홈즈(Shaftesbury Homes)’에서 추천한 학생들을 선발해 볼 보이로 운영했다. 1977년 대회부터 볼 걸이 등장했으며, 1980년 대회서는 최초로 볼 보이와 볼 걸 혼성팀이 선보였다. 1985년부터는 센터코트에 마침내 ‘볼 걸’이 자리를 잡았다.

현재 윔블던에서 활동하는 볼 퍼슨은 평균 연령이 15세 안팎이며 2년간 활동한다. 대회 기간 중에는 팀별 6명으로 구성된 6개팀이 동시에 투입돼 코트를 돌아가며 1시간씩 활동을 한다. 볼 퍼슨의 임무는 빠른 플레이를 위해서 볼을 신속하게 회수해 서버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모든 코트에는 잘 훈련된 볼 퍼슨이 정 위치에 서서 신속한 몸놀림으로 볼을 다룬다. 이들은 선수들에게 수건과 음료 배달과 같은 지원을 제공하기도 한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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