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용어사전 등에 따르면 ‘draw’는 끌어 당긴다는 의미의 고대 독일어 ‘draganan’이 어원이다. 고대 영어 ‘dragan’을 거쳐 1200년부터 그림을 그리는 의미가 추가됐다. 1550년대 카드놀이에서 카드를 가져가거나 받는다는 의미로 사용하다가 1850년 도박성이 강한 포커 용어로 자기가 받은 카드를 바꿀 수 있는 ‘드로 포커(draw poker)’라는 말이 등장했다.
테니스에서 드로라는 말은 대진 편성을 위한 추첨을 뜻한다. 원래 경기 대진 편성을 하는 것은 ‘페어링즈(pairings)’라고 말하지만 이 대진 편성을 위한 추첨은 드로라는 단어를 쓴다. 미국과 영국 등에서 오래 전에 지푸라기(straw)’로 추첨을 했다. 그것은 ‘draw straw’라고 불렀다고 한다. 하지만 추첨방식이 달라지며 ‘straw’가 없어지고 ‘draw’만으로 ‘추첨한다’는 뜻을 갖게됐다는 것이다. ‘draw’는 대회 참가자 수를 의미하기도 한다. ‘64드로’라면 출전선수가 64명이라는 뜻이다.
테니스에서 드로를 할 때, 우수한 선수나 팀끼리 처음부터 맞붙지 않도록 한다. 이를 ‘시드(seed)’를 준다고 말한다. 시드라는 말은 테니스에서 처음 사용됐다. 테니스에서 시드라는 단어를 사용하게 된 두 가지 설이 있다. 하나는 정원에서 씨앗이나 묘목을 배열하는 방식으로 선수 이름이 적힌 종이 쪽지를 정열해 토너먼트 사다리에 가장 높은 시드를 가진 이를 가장 낮은 이와 붙이는 방식에서 유래했다는 설이다. 다른 하나는 랭킹은 팀이나 선수가 최고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을 영어로 ‘concede’라고 말하는데, ‘cede’라는 단어가 씨앗을 의미하는 ‘seed’와 발음을 비슷하게 하면서 붙여졌다고 한다. 두 설 모두 어원으로 불확실하지만 얘깃거리로 구전되고 있다는 것이다.(본 코너 971회 ‘테니스에서 왜 ‘시드(seed)’라고 말할까‘ 참조)
우리나라 언론에서 테니스 종목에서 드로라는 말을 쓰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 이후로 추정된다. 1988년 서울올림픽 유치로 우리나라 스포츠가 활발한 국제교류를 위해 KAL컵 등 테니스 국제대회를 개최하면서 추첨을 뜻하는 말로 드로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에 검색된 매일경제 1987년 3월20일자 ‘KAL컵 별들의 잔치’ 기사는 ‘단식 32드로, 복식 16드로로 진행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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