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995] 왜 ‘바운스(bounce)’라고 말할까

김학수 기자| 승인 2023-05-23 08:13
조코비치가 바운스된 볼을 포핸드로 받아치는 모습.[AFP=연합뉴스]
조코비치가 바운스된 볼을 포핸드로 받아치는 모습.[AFP=연합뉴스]
‘그대가 돌아서면 두 눈이 마주칠까
심장이 Bounce Bounce 두근대 들릴까 봐 겁나
한참을 망설이다 용기를 내
밤새워 준비한 순애보 고백해도 될까
처음 본 순간부터 네 모습이
내 가슴 울렁이게 만들었어~’

‘가왕(歌王)’ 조용필이 2013년 발표한 ‘바운스(Bounce)’ 가사 일부이다. 영어 ‘바운스’는 ‘바운드(bound)’와 같은 의미로 쓴다. 둘 다 동사형으로 공이나 자동차 등이 지면에서 튀어 오르는 일을 뜻한다. 스포츠용어에서는 바운드라는 말을 많이 사용한다. 농구, 야구, 축구 등 구기 종목에서는 공통적으로 공이 튀어오르는 것을 가르켜 바운드라고 말한다. 바운드는 국어사전에도 오른 외래어이다. 하지만 테니스에선 ‘바운스’라는 말을 더 선호한다. 원래 ‘바운드’, ‘리바운드(rebound)’는 구기 종목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된 테니스에서 먼저 사용한 말이다. (본 코너 404회 ‘왜 리바운드(Rebound)라 말할까’ 참조)

영어용어사전 등에 따르면 ‘bounce’는 어원이 불확실하지만 13세기 공을 때린다는 의미인 네덜란드어 ‘bonzen’, 저지(低地)독일어 ‘bunsen’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정된다. 1510년 영어에서 현재 의미처럼 사용했다.

미국야구 전문가 폴 딕슨의 야구용어사전에는 ‘bounce’와 ‘bound’를 투수나 타자가 던지거나 때린 공이 지면에서 튀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한다. 미국야구에서 1868년 내야에서 높이 터 수비수가 처리하기 쉬운 공을 ‘bound’에 ‘-er’를 붙여 ‘bounder’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미국 초창기 야구에서 한번 바운드된 후 잡힌 볼은 아웃으로 처리했다. 1850년대까지 이 규칙이 적용됐지만 논란 여지가 많아 첫 공식 야구규칙인 니커보커룰이 1857년 공표되면서 폐지됐다.

테니스는 공을 던지고 치는 것으로 시작한다. 서비스이다. 선수는 라켓으로 공을 쳐서 네트에 걸리지 않고 대각선 반대편 서비스 박스로 보내야 한다. 공이 서비스 라인 안으로 떨어져야 유효하다. 라인 밖이나 네트를 넘지 못하면 서비스 기회를 1번 더 준다. 서비스 2번 모두 상대 서비스 라인 안으로 바운스가 되지 않으면 1점을 내 준다. 공이 두 번 자기 코트에서 튀길 때까지 쳐넘기지 못하거나 자기가 친 공이 자기 코트에서 튀긴 다음 네트를 넘어가는 경우도 있다. 낫업(Not up)이다. 심판은 ‘콜(call)’을 선언해 실점으로 처리한다. 노바운드(no bound) 또는 원바운드(one bound) 된 후에만 공을 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언론에선 1950년대부터 바운스와 바운드라는 말을 테니스 종목에서 쓰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에 따르면 경향신문 1958년 3월 13일자 ‘第3回 亞洲올림픽前記 比·日·印 三國이 强敵’ 기사는 도쿄 아시안게임을 보고 온 참전기로 기사안에 ‘우리 선수가 바운드된 높은 볼을 잘 처리하지 못한 약점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 기사는 당시 조두흠 대한테니스협회 상무이사가 썼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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