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세계 ‘신기록의 산실’ 베를린 마라톤

김선영 기자| 승인 2023-09-26 13:18
티지스트 아세파(에티오피아)가 2023 베를린 마라톤에서 여자 마라톤 세계 신기록을 수립한 뒤 영광의 월계관을 쓰고 기뻐하며 시계를 배경으로 기념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AP PHOTO]
티지스트 아세파(에티오피아)가 2023 베를린 마라톤에서 여자 마라톤 세계 신기록을 수립한 뒤 영광의 월계관을 쓰고 기뻐하며 시계를 배경으로 기념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AP PHOTO]
베를린 마라톤은 매년 9월 마지막 주 일요일에 열리는 대회로서 4만 명이 넘는 엘리트와 아마추어 선수들이 참가하는 대규모 마라톤 축제다. 세계적인 관광지로 인기 있는 메트로폴리스를 출발해 독일 통일의 베를린 상징인 브란덴브르크 문에서 끝나는 42.195km 코스를 달린다. 이 대회서는 현재 남녀 세계 신기록이 나왔을 만큼 세계에서 가장 빨리 달릴 수 있다.

실제로 엘리우드 킵초게(38·케냐) 선수가 2시간 1분 9초라는 세계 신기록을 세운 대회도 역시 2022년 베를린 마라톤이다. 또 지난 9월 24일 열린 2023 베를린 마라톤 여자부 경기에서 티지스트 아세파(27·에티오피아) 선수가 2시간 11분 53초로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했다. 티지스트 아세파 선수는 이날 42.195km 레이스에서 종전 세계 기록으로서 2019년 시카고 마라톤에서 브리지드 코스게이(케냐) 선수가 세운 2시간 14분 4초를 2분 11초나 앞당기며 남자 기록 못지않은 경이로운 기록을 새로 수립하며 또다시 세계 육상계를 놀라게 했다.
세계 6대 메이저 마라톤 대회 중 하나인 베를린 마라톤의 코스는 평탄한 코스, 마라톤에 맞는 시원한 날씨, 거리에 나온 베를린 시민들의 열렬한 응원, 또 축제 같은 라이브 뮤직과 재즈, 삼바 공연 같은 파티 분위기가 곳곳에 있어 달리는 선수들에게 즐거움을 더해주고 기록 단축의 촉매제가 되고 있다.

베를린 마라톤에서 세계 신기록을 세운 인류 최고의 마라토너 케냐의 엘리우드 킵초게(오른쪽)와 티지스트 아세파. [AFP=연합뉴스]
베를린 마라톤에서 세계 신기록을 세운 인류 최고의 마라토너 케냐의 엘리우드 킵초게(오른쪽)와 티지스트 아세파. [AFP=연합뉴스]


지난 2003년 대회부터 폴 터갓(케냐), 2007년과 2008년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에티오피아), 2014년 데니스 키메토(케냐), 2018년과 2022년 엘리우드 킵초게(케냐), 2023년 티지스트 아세파(에티오피아) 여자 선수 등 세계 마라톤의 남자 역대 1~6위까지 그리고 여자 신기록이 모두 이곳 베를린 마라톤에서 만들어진 만큼 ‘세계 최고의 코스’라고 볼 수 있다.

또한 베를린은 손기정 선수와 남승룡 선수가 일제강점기인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경기에서 태극기가 아닌 일장기를 가슴에 달고 일본에 나라를 빼앗긴 설움을 삼키며 달리고 또 달려 한국인 최초로 올림픽 마라톤에서 금메달과 동메달을 목에 걸었기에 역사적 가치가 있는 곳이다.
베를린 마라톤 코스가 베를린 장벽의 붕괴에 따른 자유를 상징하며 동독과 서독을 가로질러 만들어졌으니 만큼 이 한반도에서도 남한 땅과 북한 땅이 한 코스가 되어 마라톤을 할 수 있는 그런 날이 오기를 소망해 본다.

[글=김원식 마라톤 해설가·전남 함평중 교사]

[김선영 마니아타임즈 기자 / scp2146@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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