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160] 펜싱에서 왜 ‘마스크(Mask)’라고 말할까

김학수 기자| 승인 2024-07-24 07:16
마스크를 쓴 펜싱 선수들이 경기를 하는 모습. 사진은 2010년 11월 그랑팔레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연합뉴스 자료사진]
마스크를 쓴 펜싱 선수들이 경기를 하는 모습. 사진은 2010년 11월 그랑팔레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연합뉴스 자료사진]
펜싱 경기는 선수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기 때문에 얼굴을 제대로 볼 수가 없다. 경기 중간 휴식 시간이거나 일시 중단할 때, 마스크를 벗고 나서야 선수들의 얼굴을 확인할 수 있다. 펜싱 선수들이 마스크를 쓰는 것은 당연히 칼날로부터 얼굴을 보호하기 위해서이다.

마스크는 국어사전에 오른 외래어이다. 병균이나 먼지 등을 막기 위해 입과 코를 덮은 위생 용품을 의미한다. 스포츠에선 야구 포수나 펜싱 선수들이 얼굴을 가리는 기구를 뜻한다. 우리말로는 탈, 가면 등이라고 한다. 영어 ‘Mask’를 발음대로 표기한 것이다.
영어용어사전에 따르면 ‘Mask’의 어원은 가면을 의미하는 아랍어 ‘Maskara’이다. 마녀 또는 망령을 뜻하는 중세 라틴어 ‘Masca’와 이탈리아어 ‘Maschera’ ‘Mascara’를 거쳐 프랑스어 ‘Masque’가 16세기 무렵 영어로 차용됐다.

폴 딕슨 미국야구사전에 따르면 미국야구에서 ‘Mask’라는 말은 초창기인 1877년 처음 포수가 쓰는 도구라는 의미로 처음 쓰였다. 펜싱에선 1914년 프랑스 파리에서 국제펜싱연맹이 창립된 뒤 경기규칙이 제정되면서 마스크라는 말을 공식 용어로 사용하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본 코너 1151회 ‘펜싱 경기 용어는 왜 프랑스어를 사용할까’ 참조)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에 의하면 우리나라 언론에서 마스크라는 말은 일제강점기 때부터 사용했다. 동아일보 1929년 12월 12일자 ‘拳鬪用(권투용)마스크新發明(신발명)’ 기사에 ‘이번獨逸(독일)에서는 拳鬪用(권투용)마스크를새로發明(발명)하얏는데野球(야구)의것과비슷하야눈을찔린다든지,입을다친다든지할念慮(염려)가업다한다’고 보도했다.

펜싱 마스크는 투명 마스크와 스테인리스 철로 된 마스크 두 종류가 있다. 원칙적으로 국제펜싱연맹이 정한 기구로 찔러 봤을 때 변형이 없어야 한다. 국제펜싱연맹과 대한펜싱협회 경기규칙에 따르면 마스크는 철망으로 만들어져야하며, 그 망의 그물코의 크기는 최대 2.1mm이며, 철선의 굵기는 최소 직경 1mm이다. 마스크 뒤쪽에 안전 끈을 포함해야 한다. 모든 종목에서 마스크는 안전 규격에 따라 제작되어야 하며, 이 규격에 맞는 품질 표시를 갖추어야 한다. 마스크 검사 시, 의심이 날 경우, 책임자는 원추꼴이 4도인 원추형 송곳을 철망에 찔러보아 전면과 측면의 철망의 형태가 변하는 지의 여부와 12kg의 압력에 견딜 수 있는 지를 검사할 수 있다. 안전 규칙에 적합하지 않은 마스크는 검사원이나 주심에 의해 마스크를 제출한 선수나 선수와 관계된 팀의 감독이 보는 앞에서 사용할 수 없도록 망가뜨려야 한다. 마스크는 마스크의 뒤쪽에 수평 안전 밴드가, 밴드의 양 끝이 마스크의 양쪽에 단단히 고정된 스트랩과 연결되어 있어야 한
한국 남자펜싱 간판 구본길. [연합뉴스 자료사진]
한국 남자펜싱 간판 구본길. [연합뉴스 자료사진]

한국 남자펜싱 에이스 오상욱. [연합뉴스 자료사진]
한국 남자펜싱 에이스 오상욱. [연합뉴스 자료사진]


다. 이 밴드는 탄성이 있거나 위원회에 의해 승인될 수 있는 다른 재료여야 한다.

2020년 도쿄올림픽 남자 사브로 단체전에서 금메달의 주역으로 활약했던 구본길, 오상욱은 펜싱 마스크를 벗고 나서야 잘 생긴 자신의 얼굴로 팬들의 관심과 사랑을 듬뿍 받았다.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도 또 다시 마스크를 쓰고 금메달 신화를 연출하기를 기대해본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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