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유도회가 ‘협회’나 ‘연맹’이라는 말을 쓰지 않은 것은 두 단어가 일본식 한자어이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일본의 전통 유술을 통합해 만든 '유도'이지만 협회 이름에는 일본식 한자어를 쓰지않고 전통적으로 모임을 뜻하는 '모을 회(會)'를 썼다고 한다.
협회는 어떤 목적으로 회원이 협력하여 설립하고 유지하는 모임을 의미한다. ‘화합할 협(協)’과 ‘모을 회(會)’가 합해진 말인 협회는 영어로 ‘association’를 번역한 말이다. 라틴어로 합친다는 의미인 ‘associatio’가 어원이며, 16세기 영어로 정착된 말이다. 일본에선 메이지유신이후 서양문화를 받아들이면서 이 단어를 ‘협회’라고 번역했다. 인터넷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협회라는 말은 고종실록이후 등장하는데 국역 39회, 원문 42회 등 총 81회 나온다. 일본의 영향을 받아 우리나라로 들어왔음을 알 수 있다.
연맹이라는 단어는 비슷한 과정을 거쳤다. 이 단어는 ‘연이을 연(聯)’과 ‘맹세 맹(盟)’이 합쳐진 말인 연맹은 영어 ‘federation’을 번역한 것이다. 영어용어사전에 따르면 ‘federation’은 함께 한다는 의미의 라틴어 ‘foederationem’이 어원이며 프랑스어 ‘fédération’을 거쳐 1721년 영어로 사용하게 됐다. 영어 ‘federation’은 ‘league’라는 말과 함께 병행해 사용한다. 일본에선 목표를 위해 같은 행동을 하는 것을 맹세한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의미로 만들었다. 조선왕조실록을 검색해보면 연맹이라는 단어는 딱 한번 나온다. 고종 44년(1907년) 1월 15일 ‘민영휘가 상소를 올려 교육을 발전시킬 것을 아뢰다’는 글에 등장한다. (본 코너 792회 ‘연맹(聯盟)과 협회(協會)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참조)
우리나라 경기단체에서 쓰는 연맹, 협회와 함께 회라는 말도 사실은 모두 같은 의미를 갖는다. 대한유도회는 영어로 ‘Korea Judo Association’라고 표기한다. 이를 직역하면 대한유도협회라는 뜻이다. 대한유도회는 1945년 10월 ‘조선유도연맹’으로 발족했다. 같은 해 11월 대한체육회에 기입한 뒤 1950년 11월 대한유도회로 명칭을 정식 변경했다.
1953년 6월 대한유도회의 중견 유도지도자 양성을 위하여 서울 중구 소공동에 대한유도회 중앙도장에 정원 100명의 단과 2년제의 대한유도학교를 설립했다. 대한유도학교는 1956년 4년제로 학제변경한 뒤 1964년 1월 재단법인에서 학교법인으로 조직변경인가를 받아 학교법인 변경과 동시에 대한유도회와 분리됐다. 그 후 대한유도학교는 1970년 4월 서울 성동구 풍납동으로 이전하였고 1985년 2월 경기도 용인군 용인읍으로 이전했으며, 1990년 10월 대한체육과학대학으로 개편됐다. 1992년 4월 용인대학교로 교명을 변경, 종합대학으로 승격했다.
한국유도원은 1956년 설립됐다. 한국유도원의 전신은 1918년 9월 일제가 일본유도의 발달보급과 국민의 심신단련제공을 목적으로 서울 중구 소공동이왕직(李王職) 소유의 대지에 설립한 재단법인 ‘강도관조선지부(講道館朝鮮支部)’이다. 광복이후 재단법인 조선연무관이 사용하였으나 6·25전쟁 이후 귀속 재산문제로 1956년 2월 재단법인 한국유도원으로 발족했다.
1972년 11월 한국유도원은 중앙도장의 대지가 문화재관리국 소유로 부지사용료 체납이 심각하여 오랫동안 사용해오던 소공동 중앙도장을 애경유지에 인계하고 연고권으로 받은 4638만2000원과 국고보조 2000만 원으로 여의도에 한국유도회관을 착공해 1974년 12월 한국 최초의 유도인에 의한 중앙도장이 마련됐다. 한국유도원은 1995년 7월 대지 605평에 지하6층 지상8층의 연건평 5,482평의 여의도스포츠센터를 완공하였다. 건축비용은 스포츠레저센터 2,228명의 정회원의 회비로 충당했다.
대한유도회는 산하에 한국대학유도연맹과 한국 중·고연맹이 있으며 각종 국제대회에 선수단을 파견하고 동·하계훈련과 해외전지훈련 등 선수강화훈련에 힘쓰고 있으며, 매년 승단심사를 실시하고 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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