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전히 최정은 "타격감이 시범경기 때 수준이다. 쫓기는 기분"이라고 했지만, 최정다운 스윙으로 시즌 두 번째 아치를 그렸다.
'기준'이 높은 자신은 만족하지 못하지만, 최정은 KBO리그 통산 홈런 1위의 위용을 빠르게 되찾고 있다.
올 시즌 자신의 첫 타석이었던 2일 잠실 LG전에서는 1회 손주영의 시속 145㎞ 몸쪽 높은 직구를 공략해 좌월 투런포를 터뜨렸다. 시속 153.2㎞의 타구가 110.7m를 날았다.
4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최정은 "2일 홈런은 임기응변이었다. 도저히 투수의 공을 따라갈 수 없을 것 같아서 레그 킥(왼쪽 다리를 드는 동작)을 하지 않고 스윙했다"며 "안타만 나와도 고마운 상황에서 홈런을 쳐 정말 기뻤다. 그래도 계속 그런 스윙을 할 수는 없다. 홈런을 치고도 빨리 내 타격감을 되찾아야 한다는 조급한 마음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이틀 사이에 최정의 감각이 더 올라왔다.
최정은 4일에는 다치기 전처럼 레그 킥을 하고서 배트를 휘둘렀고, 타구를 더 빠르게, 멀리 보냈다.
최정은 6회 1사 3루에서는 윈의 시속 136㎞ 포크볼을 받아쳐 중전 적시타를 쳤다.
경기 전 최정은 "눈에 공이 보이는데, 배트가 공을 따라가지 못한다"며 "몸의 반응, 배트 스피드 모두 끌어올려야 한다. 감각이 돌아와야, 안타가 더 많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복귀전을 치른 2일 3타수 1안타를 친 최정은 3일 4타수 무안타에 그쳤지만, 4일에는 2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활약했다.
커브, 포크볼 등 변화구에는 눈과 배트가 동시에 반응하기 시작했다.

결국 3월 22일 시즌 개막을 1군에서 맞이하지 못한 최정은 통증을 털어내고 지난 2일 LG전에서 시즌 첫 경기를 치렀다.
우선 LG와의 3연전에서는 9타수 3안타(타율 0.333), 2홈런, 4타점을 올렸다.
공백기를 감안하면 뛰어난 성적이다.
'노력하는 천재'인 최정은 만족하지 않는다.
그는 "현재 내 타격감은 여러 가지를 시험하고, 최적의 상태를 찾아가는 시범경기 때 수준이다. 그런데 이미 팀은 30경기를 넘게 치렀다"며 "나만 시범경기를 치를 수는 없다. 빨리 팀 승리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 마음이 급해질 수밖에 없다"고 자신을 다그쳤다.
완벽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최정은 3경기에서 홈런 2개를 쳤다.
KBO리그 최초 기록 달성에도 성큼 다가섰다.
최정은 통산 홈런을 497개로 늘렸다. 홈런 3개를 추가하면 KBO리그 최초로 500홈런 고지를 밟는다.
최정은 "500홈런 기록을 의식하지 않는다"라고 손을 저으면서도 "나는 안타와 홈런을 쳐야 팀에 도움이 될 수 있으니, 당연히 더 자주 홈런을 치고 싶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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