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연(19·두산 베어스)이 당분간 '세이브 상황이 아닐 때' 마운드에 오른다.

마무리 투수의 자신감 회복을 위해 이승엽 두산 감독이 내린 단기 처방이다.

이 감독은 14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리는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방문 경기를 앞두고 "김택연의 구위는 나쁘지 않다. 김택연을 향한 믿음도 여전하다"고 강조하면서도 "오늘과 내일은 조금 편한 상황에서 등판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택연은 전날 한화전에서 팀이 3-1로 앞선 9회말에 등판해 1이닝 2피안타 2실점(비자책) 해, 세이브 기회를 날렸다.

불운이 발목을 잡았다.

김택연은 노시환과 채은성을 범타 처리한 뒤, 이진영을 볼넷으로 내보냈다.

2사 1루에서 최인호를 파울 플라이로 처리하는 듯했지만, 포수 김기연과 3루수 임종성이 포구를 미루다가 공을 놓쳤다. 기록은 김기연의 포구 실책이었다.

경기를 끝낼 기회를 야수 실책 탓에 놓친 김택연은 최인호에게 오른쪽 담을 넘어가는 동점 투런포를 얻어맞았다.
두산은 연장 접전 끝에 11회초에 터진 임종성의 결승 2루타로 4-3 승리를 거뒀다.

이 감독은 "팀이 승리해서 정말 다행이다. 김택연의 마음이 조금이나마 편해졌을 것"이라고 안도했다.

하지만, 다소 위축된 김택연을 위한 처방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 감독은 "오늘 김택연, 코치진과 면담했다"며 "당분간 조금 편안한 상황에서 던지는 게 김택연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 오늘과 내일은 김택연을 조금 편한 상황에 내보내겠다"고 밝혔다.

김택연은 지난해 3승 2패, 19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2.08로 호투했고, 신인왕을 거머쥐었다.

올 시즌 초반에는 6세이브, 평균자책점 3.86으로 주춤했다.

김택연은 지난해 65이닝을 던지며 홈런 2개만을 내줬으나 올해에는 18⅔이닝에서 홈런 3개를 허용했다.

이 감독은 김택연이 마무리 투수 자리를 내놓는 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김택연의 구위는 작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자신감이 조금 떨어졌을 뿐"이라며 "아직 정규시즌이 100경기 이상 남았다. 김택연에 대한 믿음은 여전하니, 빨리 자신감을 되찾았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연합뉴스

[장성훈 선임기자/seanmania2020@maniarepor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