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구팀은 35세에서 50세 사이 러너 100명을 대상으로 대장내시경을 실시했다. 그 결과 약 15%에서 암 전 단계로 분류되는 고위험 선종이 발견됐고, 절반 가까운 참가자에게서 용종이 확인됐다. 이는 일반인의 발병률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연구는 아직 예비 단계이지만, 장거리 달리기가 소화기관에 반복적인 스트레스를 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렇다면 달리기는 정말 건강에 해로운 운동일까. 한국 마라톤의 세 영웅, 손기정·남승룡·서윤복의 삶은 또 다른 답을 보여준다. 손기정은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뒤 91세까지 장수했고, 남승룡은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동메달리스트로 1932년 올림픽에 출전해 한국인 최초의 마라토너로 이름을 남기며 90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1947년 보스턴 마라톤에서 아시아인 최초로 우승한 서윤복은 95세까지 살며 운동과 봉사에 헌신했다.
달리기는 분명 양날의 검이다. 지나치게 몰입하면 위험을 부를 수 있지만, 꾸준히 균형을 지키며 이어간다면 건강과 장수로 이어질 수 있다. 러닝 열풍 속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기록이 아니라, 꾸준함과 절제를 잃지 않는 삶의 태도다. 한국 마라톤 영웅들이 이미 그 답을 보여주었다.
[김원식 마라톤 해설가·전남 장성중 교사]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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