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시즌 불펜에서 꾸준히 제 역할을 수행하며 가능성을 보였던 그가, 최근 선발 등판에서 화끈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내년 시즌 제5선발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수 있게 됐다.
지난 29일 대전 LG 트윈스전에서 정우주는 3⅓이닝 동안 단 1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LG 타선을 봉쇄하며 선발 가능성을 입증했다. 비록 5이닝을 채우지 못했지만, 불펜 경험 위주로 프로 적응을 해온 18세 신인이 선발 등판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제 몫을 해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최고 시속 155㎞의 강속구를 기반으로 커브, 슬라이더까지 구사하며 LG의 핵심 타자들을 연달아 삼진으로 잡아낸 그의 투구는 '영건'이라는 별명이 결코 과장이 아님을 보여줬다.
하지만 정우주는 앞으로 커브와 슬라이더를 더 다듬고, 체인지업도 준비해야 하고,카운트를 빨리 잡아 투구 수를 줄이는 법을 배워야 한다. 여기에 체력 관리까지 잘해 이닝 수를 늘려야 한다.
내년 시즌 한화 제5선발 경쟁은 흥미로울 수 있다. 엄상백이 있기 때문이다. 둘의 경쟁은 단순한 자리 다툼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 두 투수 모두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이닝을 나누는 '협력 구도'가 가능하다. 한 명이 선발로 나가면, 다른 한 명이 불펜에서 체력을 관리하는 식으로 조율하면, 팀 전체 선발진 안정성에도 큰 도움이 된다. 한화 벤치가 젊은 선발진의 이닝과 체력 관리를 전략적으로 조절할 경우, 둘이 발산할 시너지는 내년 시즌 한화의 큰 무기가 될 수 있다.
결국 관전 포인트는 정우주와 엄상백이 얼마나 경쟁과 협력을 동시에 잘 이어가느냐에 달렸다. 이름처럼 KBO 전체를 압도할 '영건'으로 성장할 잠재력을 가진 정우주가, 내년 한화 선발진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팬들의 기대가 한층 커지고 있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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