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때 다저스의 푸른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를 뒤흔들었던 류현진. 그가 떠난 뒤에도 다저스는 여전히 강하다.
오타니 쇼헤이, 무키 베츠, 프리먼이 이끄는 타선은 거침없고, 야마모토·글래스나우·스넬이 버티는 선발진은 그야말로 '야구판 어벤져스'다. 가을마다 익숙한 그 장면. 다저스가 또다시 월드시리즈에 올랐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이 2020년 그들의 재건을 이끌며 불을 붙였던 그 팀이 5년의 세월을 지나 드디어 정상 문턱에 섰다. 류현진이 뿌린 씨앗이 이렇게 꽃피었다. 그리고 이제, 그의 옛 팀 다저스와 마주 선다. 시간이 만든 완벽한 원, 야구가 만든 기적 같은 서사다.
그리고, 또 하나의 무대. 한국의 하늘 아래, 한화 이글스의 99번이 다시 오른손을 든다. 류현진이 돌아온 한화는 지금 삼성과 플레이오프 한가운데 있다. 1승 1패, 이제 운명의 3차전. 그 마운드 위에, 다시 '괴물'이 선다. 이 경기를 이긴다면, 한화는 26년 만의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큼 다가선다.
미국의 월드시리즈, 캐나다의 꿈, 그리고 한국의 가을야구. 세 무대가, 세 나라가,
류현진 한 사람의 이름으로 맞닿았다.
이건 단순한 공의 궤적이 아니다. 시간을 가로지른 투수의 궤적이다. 그리고 지금, 그 공은 다시 운명의 한가운데로 날아가고 있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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