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검색

국내야구

'니들이 절박함을 알아?' 12년 만에 영웅된 키움 김웅빈의 뜨거운 눈물이 '즐기는 야구'에 던지는 묵직한 메시지

2026-05-20 08:07:26

김웅빈
김웅빈
늦깎이 대학생이 파릇파릇한 20대보다 훨씬 더 독하게 공부하는 이유가 있다. 이들에게 대학은 캠퍼스의 낭만을 '즐기는' 곳이 아니라, 인생을 걸고 배수의 진을 친 '생존과 증명의 무대'이기 때문이다. 매년 치러지는 공인중개사 시험도 마찬가지다. 시험 자체의 효율이나 암기력은 20~30대가 좋을지 몰라도, 밤새 불이 켜진 독서실에서 돌아서면 까먹는 법조문을 머리 터져가며 5번, 10번씩 받아 적는 이들은 40대 이상 가장들이다. 떨어지면 대안이 있는 20대와 달리, 이들에게는 이 시험이 내 남은 인생과 가족의 생계를 책임질 '마지막 동아줄'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실패하면 물러설 곳이 없다는 그 무거운 절박함이 그들을 버티게 한다. 프로야구의 세계도 이와 전혀 다르지 않다.

데뷔 12년 차 키움 히어로즈 내야수 김웅빈은 19일 생애 첫 1군 끝내기 홈런을 터뜨린 후 만감이 교차하는 듯 눈물을 흘렸다. 오랜 무명 생활의 설움, 그리고 묵묵히 곁을 지켜준 가족에 대한 미안함이 교차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는 수훈 선수 TV 인터뷰에서 또 한 번 울먹였다.

김웅빈은 1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홈 경기에서 6-6으로 팽팽하게 맞선 9회말, 상대 마무리 투수의 직구를 받아쳐 비거리 130m짜리 짜릿한 중월 솔로 아치를 그렸다. 2015 신인 드래프트로 프로 무대에 입단한 이후 1군에서 처음으로 맛본 끝내기 안타이자 홈런이었다.
김웅빈에게는 매 타석이 '생존의 갈림길'과도 같았다. 높은 순위로 지명을 받았지만 좀처럼 1군에서 자리를 잡지 못했고, 최근 몇 년간은 줄곧 퓨처스리그에서 보낸 시간이 더 많았다. 팬들의 기억 속에서 조금씩 잊혀 가고 있다는 자책감에 마음고생도 심했다. 2군에서 조급함으로 가득했던 그를 붙잡아 준 것은 지도자들의 따뜻한 한마디와 집에서 커가는 두 아이, 그리고 묵묵히 뒷바라지를 해준 아내였다.

이러한 김웅빈의 뜨거운 눈물은 단순히 한 무명 선수의 감격적인 성공 스토리를 넘어, 최근 프로야구계에 만연한 '즐기는 야구' 풍조에 묵직한 화두를 던진다. 일부 선수들 사이에서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와 인기에 취해 프로 선수로서 가져야 할 진지함과 간절함을 잃어버린 채 그저 야구를 가볍게 '즐기려고만' 하는 태도가 목격되곤 한다. 승패를 떠나 특유의 허허실실하고 유쾌한 야구를 한다. '있는 자'의 여유다.

하지만 김웅빈이 보여준 눈물은 프로 무대가 결코 만만한 곳이 아니며, 매 순간이 냉혹한 생존 경쟁의 연속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일깨워준다.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는 말이 있지만, 프로의 세계에서 진정한 결실은 피나는 노력과 '오늘 못하면 끝'이라는 절박함이 기본 바탕이 되었을 때 비로소 찾아온다. 가장 무거운 가장의 무게를 짊어지고 고척돔의 영웅이 된 김웅빈의 눈물은, 안일함에 빠진 선수들이 프로로서의 책임감과 태도를 서늘하게 되돌아보게 만들었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리스트바로가기

많이 본 뉴스

골프

야구

축구

스포츠종합

엔터테인먼트

문화라이프

마니아TV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