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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799] 왜 ‘스누커’라고 말할까

2026-05-30 06:19:15

 영국식 포켓볼이라 불리는 스누커 경기 모습 [대한당구연맹 홈페이지 캡처]
영국식 포켓볼이라 불리는 스누커 경기 모습 [대한당구연맹 홈페이지 캡처]
‘스누커’라는 말을 처음 들으면 만화 캐릭터나 애니메이션 제목 같다. 스포츠 용어보다는 일본 애니메이션이나 게임 캐릭터 이름처럼 들리기 때문이다. ‘피카츄’, ‘도라에몽’, ‘쿠로코’ 같은 이름들과 비슷한 리듬감을 갖고 있다.

영어 ‘snooker’는 오랫동안 사용된 당구 종목명이다. ‘snookered’라는 일상 표현도 있을 정도로 익숙한 단어다. 영국 사람들에게는 ‘축구’, ‘럭비’, ‘골프’처럼 자연스러운 스포츠 용어인 셈이다. (본 코너 8회 ‘축구는 왜 영어에서 ‘football'과 ’soccer'로 나눠 부를까?‘, 34회 ’'골프(golf)'의 어원은 '클럽(club)'과 연관이 있다‘, 1471회 ’왜 ‘럭비’라고 말할까‘ 참조)

스누커 어원은 19세기 후반 영국군의 속어에서 비롯됐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설에 따르면, 1875년경 당시 영국령 인도 주둔 장교였던 네빌 체임벌린이 새로운 당구 게임을 만들었는데, 함께 경기하던 초보 선수를 보고 영국군 속어인 “snooker”라고 놀린 데서 이름이 유래했다.
당시 영국군에서 snooker는 신병이나 풋내기, 경험이 부족한 초보자를 뜻하는 속어였다. 경기 중 한 선수가 다음 공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이자 체임벌린이 "You're a real snooker!"(정말 풋내기군!)라고 말했고, 이후 그 게임 자체를 스누커라고 부르게 됐다는 것이다.

국제 무대에서 스누커는 포켓볼이나 캐롬(3쿠션)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럼에도 국내에서는 스누커를 단순히 '포켓당구의 한 종류' 정도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 (본 코너 1797회 ‘왜 ‘캐롬’이라고 말할까‘, 1798회 ’왜 ‘포켓볼’이라 말할까‘ 참조)

스누커는 일반 포켓볼과 규격부터 다르다. 테이블 크기, 공의 개수, 경기 방식, 전략적 요소 모두 별개의 스포츠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선수들은 수십 수를 내다보며 공격과 수비를 병행하는 고도의 두뇌 싸움을 펼친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스누커는 흔히 '체스와 당구의 결합'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스누커는 영국식 포켓게임이라 불린다. 각각의 점수가 있는 컬러볼 7개와 15개의 적구로 게임을 한다. 일반적으로 캐롬의 국제식 대대보다도 1.5배 가량 당구대 크기가 크며, 잉글리쉬빌리아드의 경우 레드,화이트, 옐로우 3개의 볼로 경기를 하며 캐롬의 4구와 포켓볼을 합친 경기라고 할 수 있다.
스누커는 동일한 흰색 수구를 사용하며 21개의 목적구가 있다. 1점의 빨간색 공 15개, 2점의 노란색 공, 3점의 녹색 공, 4점의 갈색 공, 5점의 파란색 공, 6점의 분홍색 공, 7점의 검정색 공으로 이루어져 있다. 선수의 턴에서 득점하는 스트로크는 빨간색 공과 색깔 공을 번갈아 포팅하여 빨간색 공이 테이블에서 모두 없어질 때까지 계속되며 그리고서 색깔 공을 그 점수 순서대로 포팅한다. 스트로크로 득점하는 점수는 그 타구자의 점수에 추가되며, 파울로 발생한 페널티 포인트는 상대방의 점수에 추가된다.

국내에서도 스누커에 대한 관심은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 국제대회 중계가 늘어나고, 젊은 동호인들이 새로운 당구 문화를 접하면서 종목에 대한 인지도 역시 확대되는 추세다. 한국에서 스누커라는 용어가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시점은 정확히 특정하기 어렵지만, 당구계에서는 19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부터 국제대회와 대한당구연맹 체계 안에서 공식 종목명으로 자리 잡기 시작한 것으로 본다.

과거 국내 당구 문화는 대부분 4구, 3쿠션, 포켓볼 중심이었다. 따라서 스누커는 일부 마니아층 외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고, 일반인들은 영국식 포켓볼 정도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아시안게임 종목 운영이 확대되면서 국내에서도 스누커라는 원어 명칭이 그대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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