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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초 만에 끝낸 우승 퍼트' 폭스, 생각이 짧을수록 나쁜 생각도 없다

2026-07-20 14:21:07

디오픈에서 우승한 라이언 폭스 / 사진=연합뉴스
디오픈에서 우승한 라이언 폭스 / 사진=연합뉴스
[진병두 마니아타임즈 기자] 시간은 단 22초였다. 라인을 읽고 어드레스를 마치기까지 그가 쓴 시간 전부였다.

무대는 19일(현지시간) 영국 잉글랜드 로열 버크데일 골프클럽 18번 홀(파4). 시즌 마지막 메이저인 디오픈 4라운드에서 공동 선두에 한 타 뒤져 있던 샘 번스(미국)의 버디 퍼트가 홀을 비켜난 직후, 라이언 폭스(뉴질랜드)는 3.6m 버디 퍼트를 집어넣고 생애 첫 메이저 챔피언이 됐다.

이 장면이 특별했던 이유가 있다. 승부가 걸린 퍼트를 앞두면 대부분의 선수는 라인을 두세 번 확인하고 홀 주변을 오가며 40초 이상을 쓴다.
폭스의 궤적은 늦은 편이었다. 그는 우승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30세에 DP월드투어 신인이었고 37세에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신인이었으며 이제 39세에 메이저 챔피언이 됐다고 말했다. 20대 초반부터 우승컵을 쌓아 올리는 스타 플레이어들과는 다른 길이었다.

대신 그가 남긴 인상은 망설임 없는 결단력이었다. 어린 시절 테니스와 크리켓을 할 때도 상황을 빠르게 판단하고 강하게 때리기를 원했다고 한다. 꼼꼼한 성격은 아니지만 생각할 시간이 적을수록 나쁜 생각이 끼어들 틈이 줄어든다는 원칙을 세웠고, 이를 골프에 그대로 옮겼다.

18번 홀에서 퍼트하는 라이언 폭스 / 사진=연합뉴스
18번 홀에서 퍼트하는 라이언 폭스 / 사진=연합뉴스
18번 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드라이버 샷을 페어웨이에 올리고 9번 아이언으로 그린을 공략하는 과정, 그리고 마지막 퍼트까지 주저함이 없었다. 폭스는 원했던 방식대로 두 차례 샷을 했고, 퍼트할 때는 너무 떨려서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다고 돌아봤다.

이런 기질은 뉴질랜드의 이름난 스포츠 가문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아버지 그랜트 폭스는 1987년 제1회 럭비 월드컵 우승 당시 뉴질랜드 국가대표였고, 외할아버지 머브 월리스는 크리켓 국가대표팀 주장이었다.

다만 폭스는 아버지나 할아버지의 발자취를 따라야 한다는 압박은 전혀 없었다며, 골프에서 운 좋게 자신만의 길을 개척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진병두 마니아타임즈 기자/maniarepo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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