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프로야구계가 느닷없이 '추우강남'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첨단 스포츠 과학의 세례를 받기 위한 해외 파견 열풍이 뜨겁다. 롯데 자이언츠와 한화 이글스가 유망주들을 일본의 생체역학 분석 기관인 '넥스트 베이스'로 연이어 보낸 데 이어, SSG 랜더스마저 투수 최용준, 이준기, 김도현, 변건우와 코칭스태프까지 총 6명을 지바현 현지로 파견할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 김진욱의 성공 사례에 이어 한화의 김서현, 권민규가 다녀오자 SSG도 이 '유행'에 합류한 것으로 보인다. 원래 계획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순서가 그리 됐으니 이렇게 해석할 수밖에 없다.
김진욱의 성공 사례는 가뜩이나 성적 압박에 시달리는 타 구단들로 하여금 불안감을 자극하기에 충분했을 수 있다. 하지만 남들이 하니까 우리도 안 하면 뒤처진다는 조급함 속에서, 비싼 비용과 시간을 들여 일본행 비행기에 오르는 모습은 흡사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속담의 풍경을 고스란히 재현하는 듯해 씁쓸하다.
또 실제로 눈에 띄는 변화를 보였다고 해서 모든 선수가 그 수혜를 누리는 것은 아니다. 선수의 부진과 정체는 단순한 투구 폼의 결함에서만 오는 것이 아니라 멘탈, 체력, 부상 이력, 팀 환경 등 복합적인 요인이 얽혀 있기 때문이다. 데이터는 문제를 짚어줄 뿐, 그 문제를 해결하는 실행력은 결국 그라운드 위에서 땀 흘리는 선수와 코칭스태프의 지속적인 피드백 공조에 달려 있다. 만약 구단들이 명확한 육성 철학과 개별 선수에 대한 심층적 분석 없이, 단순히 '남들도 다 가니까'라는 유행에 휩쓸려 겉핥기식 단기 연수에 매달린다면 이는 소중한 예산과 시간을 낭비하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
일본의 첨단 시설에서 얻어온 데이터가 진정한 가치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일회성 이벤트나 만병통치약이라는 환상에서 벗어나 구단 고유의 체계적인 육성 시스템 안에서 장기적이고 일관되게 녹아들어야 한다. '족집게 과외'를 좇기보다, 우리 팀의 선수에게 진짜 필요한 처방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냉철한 주관이 선행돼야 한다는 말이다.
비싼 돈으로 연수하는 만큼 수혜 선수들은 반드시 결과물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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