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지만 이번에는 단순히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했다는 정도가 아니다. 9월 확대 엔트리가 시행됐는데도 LA 다저스는 김혜성을 부르지 않았다. 대신 알렉스 프리랜드를 콜업했다. 김혜성에게는 사실상 가장 기다렸던 기회가 또 한 번 사라진 셈이다.
더 아픈 것은 김혜성의 최근 경기력이 나쁘지 않았다는 점이다. 트리플A에서 최근 맹타를 휘두르며 콜업 후보로 거론됐고, 8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하는 등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럼에도 다저스의 선택은 김혜성이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 김혜성에게 필요한 것은 과거의 선택을 후회하는 일이 아니다. 메이저리그 최고 명문 중 하나인 다저스와 계약했고, 빅리그 무대를 경험했다. 이제 중요한 것은 그 다음이다. '시련은 있으나 좌절은 없다.' 김혜성이 지금 보여줘야 할 것은 바로 이것이다.
다저스 입장에서 김혜성은 참 애매한 존재가 됐다. 수비와 주루, 내야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유틸리티 능력은 분명한 장점이다. 실제로 팀이 부상과 로스터 변동을 겪을 때 활용할 수 있는 선수라는 가치가 있다.
반면 주전 경쟁에서 확실한 우위를 보여줄 만큼의 공격력을 증명하지 못했다는 것이 치명적이다. 다저스가 9월 확대 엔트리에서 공격력과 포지션 구성을 고려해 프리랜드를 선택한 것도 결국 현재 김혜성의 팀 내 위치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래서 '계륵'이라는 표현이 나온다. 없으면 아쉽지만, 반드시 필요한 선수라고 보기에도 애매한 상황이다. 그러나 이것이 김혜성의 미국 도전이 끝났다는 의미는 아니다. 오히려 지금부터가 진짜 승부다.
물론 현실적으로 포스트시즌 로스터 경쟁까지 생각하면 상황은 상당히 불리해졌다. 이미 MLB닷컴이 예상한 다저스 포스트시즌 로스터에서도 김혜성의 이름이 빠진 바 있다. 그렇다고 김혜성이 여기서 주저앉을 이유는 없다. 오히려 지금 필요한 것은 '다저스가 왜 나를 안 쓰느냐'는 불만이 아니라 '그들이 나를 쓰지 않을 수 없게 만들겠다'는 태도다.
트레이드가 될 수도 있다. 다저스에 남을 수도 있다. 어떤 시나리오가 펼쳐질지는 아직 모른다. 분명한 것은 하나다. 김혜성에게 아직 끝난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다. 다저스에서 당장 주전 자리를 차지하지 못했다고 해서 실패한 선수로 규정할 필요도 없다. 오히려 지금의 어려움을 어떻게 견디고 극복하느냐가 앞으로의 메이저리그 경력을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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