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인사이드]불문율이 지배하는 게임, 야구](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1306131350220101381nr_00.jpg&nmt=19)
야구규칙은 1장 경기의 목적. 경기장, 용구에서부터 10장 공식기록원에 이르기까지 세부적인 사항으로 돼 있다. 하지만 이것으로 부족해 이른바 ‘불문율(Unwritten Rule)’이 있다. 서로 지켜야할 금기사항이다. 야구만큼 불문율이 많은 종목도 없다. 지난 12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LA 다저스전에서 두 차례나 벌어진 벤치클리어링이 일어나고 급기야 돈 매팅리 감독, 마크 맥과이어 타격코치까지 몸싸움을 벌인 것은 결국 불문율을 어겼기 때문이다.
매팅리 감독도 경기 후 “이언 케네디가 야시엘 푸이그를 맞히고 잭 그렌키가 미겔 몬테로를 맞힌 것으로 끝나야 했다. 하지만 케네디는 다시 그렌키에게 몸쪽 볼을 던져 넘지 않아야 될 선을 넘었다”고 설명했다. 한 차례는 서로가 인정하는 것이지만 두 번째는 고의적이고 악의적이라는 주장이다. 원인 제공자인 다이아몬드백스 커크 깁슨 감독은 “푸이그와 그렌키를 맞힌 것은 내가 시킨 게 아니다”며 해명했다.
그런데 불문율에는 다음과 같은 조항이 있다. 1조6항에는 ‘실수로 상대 타자를 맞혀도 공손하게 사과하지마라(A Pitcher can’t overly apologize if He accidentally hits batter)’는 것이다. 메이저리그 투수들은 실수로 상대에게 사구를 허용할 때 국내처럼 모자를 벗거나 하면서 사과하지 않는다. 이는 동료에게 약한 모습을 보여줘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1조7항은 ‘난투극은 벌여서는 안 된다. 그러나 그들의 룰안에서 벌어지는 것은 게임의 일부분이다(Basebrawls are a rare but necessary part of the game, Their own set of rules)’고 적고 있다.
이날 두 차례 벤치클리어링 때 투수 류현진은 그 현장에 없었다. 국내 언론에서는 전날 선발투수는 벤치클리어링에 빠져도 된다며 이 역시 불문율이라고 했다. 메이저리그 불문율에 그런 조항은 없다. 그렇다면 마무리 투수는 항상 벤치클리어링에 빠져야 되나. 다만 난투극이 벌어질 때 선수들은 다음날 선발투수에게는 뒤로 물러나 있으라며 동료와 코치들이 보호해주는 것이다. 류현진은 이날 클럽하우스에서 13일 등판에 대비하기 위해 트레이너실에서 찜질을 하고 있었다. 아울러 메이저리그는 다음날 투수는 경기 5회 후 일찍 귀가해도 된다는 양해사항이 있다.
경기가 끝난 뒤 벤치클리어링 사실을 몰랐던 류현진은 클럽하우스에 비치된 TV 회면을 보면서 다소 황당한 표정이었다. 1조7항1은 다음과 같다. ‘싸움이 벌어지면 모두가 벤치를 떠나야 한다. 그리고 불펜도 이에 합류해야 한다(In a fight, Everyone must leave the bench and the Bullpen has to join in)’고 돼 있다. 류현진도 엄밀하게 말하면 이 조항을 어긴 셈이다. 물론 양해는 한다.
이번 난투극이 보도되면서 국내의 야구팬들은 LA 다저스 박찬호의 1999년 LA 에인절스전 두발차기를 자랑스럽게 얘기하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싸움의 불문율을 지키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싸울 때 발차기를 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1조7항2는 ‘모든 싸움은 깨끗해야 한다. 노 스파이크, 노 어퍼컷 펀치, 노 배트(All Basebrawls are clean: No cleats, No sucker punches, and No bats)’를 강조했다. 그러나 감정이 격해지면 이것도 어길 때가 종종 있다.
국내는 야구역사가 짧아 사실 지도자도 선수도 불문율에 대해서 정확하게 모른다. 불문율 자체가 문화배경이 다른 미국에서 건너온 것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위에서 언급한 불문율은 벤치클리어링만 발췌한 내용이다. 이밖에도 기자, 심판, 기록원, 심지어 팬들도 지켜야 할 불문율도 있다. 한마디로 야구는 룰북의 규약보다 불문율이 더 지배하는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로스앤젤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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