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추후 프로에 입문하기 위한 어린 선수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만 봐도 고교야구 무대는 충분히 야구팬들에게 매력적인 공간이 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고교야구 현장에서 간혹 ‘듣지 않아도 되는’ 씁쓸한 소식까지 동시에 들을 수 있다는 점은 내심 아쉬운 부분이다. “OOO 학교가 이번에 또 감독을 바꾸었다.”라는 이야기가 그것이다.
감독의 잦은 교체? ‘근시안적인 운영’의 표본!
그러면서도 “학생야구에서 지도자 교체는 상당히 조심스럽게 이루어져야 한다. 적어도 5년 정도의 임기를 보장해 줘야 선수들이 제대로 성장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성적도 나올 수 있다. 정히 안 될 경우 시즌 끝나고 교체를 해야지, 시즌 중반 사령탑을 교체하는 것은 교육적으로도 좋지 않은 일이다.”라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사실 맞는 말이다. 그리고 이러한 배경에는 고교/대학야구 감독도 ‘교사/교직원’으로 대우를 해 줘야 한다는 사실에 바탕을 두기도 한다. 실제로 장충고등학교 야구부는 전임 유영준 감독(현 NC 스카우트)이 체육교사를 병행하며, 일반 학생들을 지도한 바 있다.
이는 프로야구단이라 해서 크게 다르지 않다. 최근 열 시즌 동안 단 한 번도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지 못하다가 올해서야 가을잔치 진출에 성공한 LG도 이 기간 동안 ‘바뀐 사령탑’만 무려 5명이었다. 사령탑만 바뀌면 구단 운영의 모든 것이 바뀔 수 있다는 ‘근시안적인 태도’가 문제였다. 고교야구와 마찬가지로, 프로야구 역시 사령탑의 재임 기간이 길수록 명문으로 거듭날 수 있다. ‘유니콘스의 황금기’를 경험한 바 있던 넥센 히어로즈 역시 현대 유니폼을 입던 시절, 10년간 단 한 번도 감독/코치/프런트의 교체가 이루어진 일이 없었을 정도였다. 또한, 당시 동고동락을 같이했던 인원들 중 다수는 아직까지 넥센에 몸을 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는 팬들을 중심으로 ‘사령탑 교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그런데 이는 사실 어제 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그리고 자신의 구단을 응원하는 팬심(心)에 대한 실망감은 ‘사령탑 교체’라는 희생양을 만들어낼 수 있다. 하지만, 프로야구는 생물과 같아서 한 부분만 교체한다고 해서 모든 것이 나아질 수는 없는 일이다. 그래서 사실 각 구단에서는 ‘계약이 만료됐거나 자진 사퇴 의사를 전달한 사령탑에 대한 교체 시기’가 도래했을 때 장기간 구단을 안정적으로 운영해 줄 수 있는 인사를 선택하는 데 신중한 입장을 보여야 한다. 그런 점에 있어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팀들은 ‘사령탑 교체 여부 논의’라는 단편적인 사실보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구단을 육성/운영할 수 있는 전략과 전술’이 필요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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