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런데 지난 17일, 자유계약 시장(이하 FA)에서도 이와 비슷한 표현이 어울리는 팀이 하나 있었다. 주인공은 올 시즌 9개 구단 체제하에서 ‘첫 최하위’라는 성적표를 받아든 한화 이글스였다. 한화는 각 소속팀의 우선 협상이 끝나는 16일이 지나자마자 17일 새벽, FA 최대어 중 하나로 꼽히는 정근우와 ‘국가대표 톱타자’ 이용규를 만나 거액의 계약을 체결했다. 말 그대로 속전속결이었다. 이에 앞서 한화는 외부 시장에 눈을 돌리기에 앞서 내부 FA 3명을 모두 잡은 데 성공하기도 했다. 여기에 김응룡 노(老) 감독도 FA 계약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면서 선수들의 마음을 돌려놓기 위해 애를 썼다. 말 그대로 ‘우리 한화가 달라졌어요.’라는 이야기를 꺼낼 만하다.
‘국가대표 테이블 세터’를 200% 활용하기 위해서는?
그러나 사실 야구라는 것에 ‘객관적인 전력’은 참고 자료가 될 수 있을지언정 ‘순위 싸움의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선수 한, 두 명 보강한 것을 바탕으로 내년 시즌 당장 좋은 성적을 바라는 것도 사실 무리다. FA 선수들로만 야구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야구에서는 부상, 슬럼프, 외부 환경적인 요소들로 인하여 얼마든지 ‘돌발상황’이 많이 발생할 수 있다. 한화가 ‘국가대표 테이블 세터’를 200% 활용하기 위한 주의사항 중 하나를 바로 여기에서 찾아야 한다.
두 선수가 전 경기를 100% 소화할 수 있다고 가정해도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막상 ‘밥상’을 차려 놔도 이를 적절히 섭취하지 않으면 애써 모셔 온 테이블 세터의 ‘파급 효과’가 크지 않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물론 이들 뒤에는 김태균/최진행이라는 두 거포가 버티고 있다. 군 복무 이후 올 시즌부터 복귀한 김태완까지 예전 모습을 회복한다면, 한화의 타선에서 ‘쉬어 갈 만한 자리’는 하나도 없을 수 있다. 실제로 김태균은 중심 타선에 배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본인의 출루를 위하여 특유의 ‘장타력’을 반쯤 포기해야 했다. 둘의 합류로 김태균이 제 스윙을 찾는다면, 내년 홈런-타점왕 타이틀 경쟁도 자못 볼만 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도 ‘세 명의 거포’가 정상 가동된다는 전제조건 하에서만 유효한 이야기다. 사실 KIA 역시 FA를 통하여 이범호/김주찬을 영입하면서 기존 선수들과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지만, 이것이 바로 그라운드에 나타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정상 가동된다면 리그에서 가장 파괴력 있는 타선을 구축할 수 있지만, 이들의 공백이 발생했을 경우 대체 요원을 찾을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속 시원하게’ 대답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성적’과 ‘육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하는 셈이다.
특히, 이렇다 할 전력 보강이 없는 마운드 사정은 한화의 가장 큰 ‘아킬레스건’이다. 선발과 마무리에서 확실한 카드를 심어 주어야 내년 시즌 한화가 중위권 이상의 성적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외국인 투수들로 이러한 공백을 메우기에는 그 숫자가 한정되어 있고, 이를 뒷받침해 줄 만한 ‘토종 투수’들이 드물다는 점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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