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5일 2차 연장까지 갔던 고양 오리온스와 승부였다. 당시 1, 2위 팀이던 모비스와 오리온스는 4쿼터와 1차 연장 막판 동점이 되는,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접전을 펼쳤다. 모비스의 100-91 승리로 끝났으나 오리온스도 충분히 박수를 받을 만한 명승부였다.
SK도 충분히 그럴 수 있다는 말에 문 감독도 "우리도 그런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면서도 "그러나 연장은 가면 안 된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모비스는 11연승 중인 선두였고, SK 역시 4연승 포함, 최근 7승1패의 상승세를 달리고 있었다. 최근 대승과 대패가 잇따라 맥이 풀리는 프로농구 판에 모처럼 명승부가 기대되는 경기였다.
▲막판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한 명승부

그러나 승부처에서 SK 김민수-김선형 듀오가 빛을 발했다. 김민수는 2점 차로 뒤지던 4쿼터 종료 4분 23초 전 상대 아이라 클라크의 골밑슛을 강력하게 블록한 데 이어 호쾌한 덩크로 동점을 만들었다. 김선형은 김민수의 덩크를 어시스트했고, 종료 직전 통렬한 3점포와 더블 클러치 묘기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문 감독도 종료 1분 16초 전 작렬한 김선형의 3점포에 주먹을 불끈 쥐고 짜릿한 승리를 예감했다. 경기 전 바랐던 명승부는 물론 승리까지 더해진 기쁨이었다. 시종 시소 게임이던 승부는 결국 김민수(22점 7리바운드)와 김선형(14점 3점슛 2개)을 앞세운 SK의 77-68 승리로 막을 내렸다.
양 팀 감독과 선수들, 취재진, 팬들까지 모처럼 농구의 재미를 만끽했던 경기였다. 유재학 모비스 감독은 경기 후 아쉬운 얼굴에도 "선수들이 잘 해줬다"고 했고, 문 감독도 상기된 표정으로 김민수를 극찬하며 기쁨을 드러냈다.
▲모비스 문태영 공백 컸다…12월 27일 재대결
다만 이 보기 드문 명승부에 2% 아쉬움이 남았다. 바로 모비스 에이스 문태영(36, 194cm)의 부상이었다. 문태영은 2쿼터 수비 도중 점프 뒤 착지하면서 김민수의 발을 밟아 왼발을 접질렸다. 그럼에도 코트를 지켰지만 결국 후반에는 벤치에서 치료를 받아야 했다.
문태영은 올 시즌 평균 16.76점을 올려주고 있는 주포다. 득점 전체 6위, 국내 선수 1위다. 특히 승부처 클러치 슈터로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MVP까지 올랐다. 그런 문태영의 공백 속에 강팀 SK는 버거웠다.

만약 문태영이 있었다면 더 멋진 승부가 나왔을 가능성이 높았던 것이다. 하지만 SK 역시 팀에 소금과도 같은 역할을 해주는 신인왕 출신 센터 최부경이 부상으로 빠진 상황이었다. 다만 SK는 최부경의 공백을 김민수가 너끈하게 메웠고, 모비스는 경기 중 에이스의 부재를 다 만회하지는 못했다.
문태영은 21일 오전 검진을 통해 부상 정도와 회복 기간 등을 파악할 예정이다. 포스트시즌 못지 않은 진땀 승부를 펼쳤던 두 팀. 다음 경기에서 어떤 드라마를 쓸지 지켜볼 일이다. 다음 달 27일 울산에서 리매치가 진짜 승부다.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airj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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