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화기 너머 들려오는 이명호 대한장애인체육회장의 목소리에는 분명한 힘이 실렸다.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에 북한의 참가가 유력한 가운데 남과 북의 장애인 체육이 본격적으로 교류하는 시발점이 될 것이라는 의미였다.
통일부 당국자는 17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린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관련 남북 차관급 실무회담과 관련해 "북측이 평창동계올림픽뿐만 아니라 패럴림픽에도 대표단을 보내겠다는 개략적인 구상을 알려 왔다"고 말했다. 사실상의 참가 선언이다.
이런 과정에서 대한장애인체육회도 손님맞이를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한다는 각오다. 북한은 지금까지 하계 패럴림픽에는 2012년 런던 대회와 2016년 리우 대회에 참가했지만 동계 패럴림픽은 이번 평창 대회가 첫 출전이다.
이 회장은 17일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북한의 사상 첫 동계 패럴림픽 출전을 계기로 장애인 체육 교류를 하려고 한다”면서 “어차피 남북의 참여 문제는 정부에서 주도하니까 우리는 북한이 참여하게 되면 실무적인 측면에서 할 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번 대회가 끝나고 나면 북한과 장애인 체육 교류를 하고 싶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동계패럴림픽은 교류의 물꼬를 튼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정부가 여자 아이스하키의 남북 단일팀 구성을 추진하는 만큼 동계패럴림픽의 단일팀 구성 가능성도 제기됐다. 하지만 이명호 회장은 열악한 북한 장애인체육의 현실을 지적하며 “가능성이 없다. IPC와 장애인 아이스하키와 컬링의 단일팀 구성은 불가능하다고 이미 논의가 끝난 상황”이라고 일축했다.
이 회장은 “북한 측에서 자존심이 상해할 수도 있지만 필요하다면 우리가 정보를 교류하고 돕는 방법도 있다. 북한도 평창 동계 패럴림픽 출전이 장애인체육 동계종목을 발전시킬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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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오해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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