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에도 ‘태백’이라는 명칭이 들어간 품새가 있다. 태백 품새도 태백산맥과 직접 관련이 있는 것이 아니다. ‘태백산맥’ 소설처럼 태백이라는 말을 민족을 상징하는 명칭으로 사용한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태백은 태백산을 가리킨다. 태백산은 백두산과 함께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산이다. 우리나라에서 백(白)자 명칭을 가진 산이 많은데 단어 자체가 갖는 민속적인 연유가 있기 때문이다. 백은 광명을 의미한다. 고대시대 백이라는 단어는 신(神)이나 천(天)을 뜻하며 태양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우리나라 전통 사상에서 태백산은 하늘에서 내려온 천제(天帝)가 머무는 산이라는 뜻으로 밝은 산, 제사를 드리는 신성한 산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태백 품새는 이런 전통적인 함의를 갖고 지어진 이름이다. 태권도 품새에서 태백이라는 말을 쓴 것은 우리나라의 전통을 상징적으로 나타내기에 적합한 단어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태백 품새라는 말을 처음으로 확인할 수 있는 언론 보도는 1967년 12월20일자 조선일보 ‘태권도형 통일’이라는 제목의 기사이다. 당시 기사는 ‘9개 신형을 제정’이라는 부제로 ‘태권도협회는 태권도형의 통일을 기하기 위해 18일부터 체육회관에서 고단자들을 대상으로 신형강습회를 실시했다. 동협회가 기안한 이 태권도신형은 오는 22일까지 강습회가 끝난후 명년 2월의 승단심사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새로 제정된 9개형의 명칭은 다음과 같다. ▲고려형(高麗型)(일자형(一字型)) ▲신라형(新羅型) ▲백제형(百済型) ▲십진형(十進型) ▲태백형(太白型) ▲김강형(金剛型) ▲지태형(地跆型) ▲천일권형(天一拳型) ▲한수형(漢水型)’이라고 보도했다.(본 코너 590회 ‘태권도 품새에서 ‘고려(高麗)’라는 말을 쓰는 이유는‘ 참조)
태백 품새는 3품이나 3단이 수련하는 동작이다. 일반적인 태권도장에서 교양 수준의 원생들이 수련하는 사실상 최고 단계의 품새다. 2단 금강까지는 그래도 어느 정도 볼 수 있지만 3단까지 가는 경우는 상당히 적다. 4단 품새 평원까지 하는 이들은 태권도에서는 고수에 해당한다. 때문에 이 품새를 익히게 되는 3단 원생들은 태권도 수련생들로부터 선망의 눈길을 받는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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