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폭도는 높이뛰기의 영어 원어인 ‘high jump’를 주고도라고 명명한 것과 비슷하다. 주고도는 풀어서 쓰면 ‘달릴 주(走), 높을 고(高), 뛸 도(跳)’라고 표기하는데 달려서 높이 뛴다는 의미이다. 여기에도 주폭도와 같이 달린다는 의미인 ‘주(走)’자를 사용했다. (본 코너 698회 ‘높이뛰기(High jump)와 주고도(走高跳)는 어떻게 생겨난 말일까’ 참조)
우리나라에서 멀리뛰기라는 말 대신 주폭도라는 말을 오랫동안 사용했다. 조선일보 1924년 5월13일자 ‘육상경기대회의 속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면 고교부 주폭도 성적을 전했다. 주폭도라는 말은 일제강점기를 거쳐 해방이후에도 계속 사용했다. 멀리뛰기라는 말은 1980년대 들어 국내 언론 등에서 쓰기 시작한 것이 확인된다. 동아일보는 1982년 12월11일자 ‘6개국 초청 육상 김순화 우승’이라는 기사에서 ‘국내 여자멀리뛰기 기록(6m05) 보유자로서 아시아 경기에서 4위를 차지했던 김미숙(이화여고)이 5m65를 뛰어 인도 일본 선수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멀리뛰기로 바뀐 것은 전두환 정권이 들어선 이후 국어 순화운동의 일환으로 시도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주폭도라는 일본식 한자어 보다 순 우리말인 멀리뛰기가 이해하기 쉽기 때문이었던 듯하다. 높이뛰기는 이미 1960년대 중반 박정희 정권 시절 주고도에서 같은 이유 등으로 인해 명칭이 바뀌었다. 멀리뛰기는 한때 너비뛰기라고도 불렸다 .
일본은 멀리뛰기서 1932년 LA올림픽에 출전한 난부 추헤이(南部 忠平, 1904-1997)가 처음으로 올림픽 동메달을 차지한 바 있다. 그는 당시 멀리뛰기 세계기록 보유자로 LA올림픽 삼단뛰기서는 금메달을 획득했다. 한국 육상은 아직까지 멀리뛰기에서 올림픽 입상 선수가 나오지 않고 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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