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용어사전 등에 따르면 원래 둥글다는 의미인 라운드는 1250년에서 1300년 사이 공식적인 문서에 처음 등장한다. 라틴어 ‘Rotundus’를 거쳐 고대 프랑스어 ‘Ront’에서 영어로 변형됐다. 미국 폴딕슨 야구용어사전에 의하면 라운드는 야구에서 이닝을 의미하는 말로 미국 야구 초창기인 1859년부터 쓰기 시작했다. 이 말은 권투에서 차용한 것이라고 이 사전은 설명한다.
198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테니스, 정구, 권투 등에서 라운드라는 말을 주로 썼다. 조선일보 1966년 6월26일 1면 기사는 ‘김기수(金基洙) 세계(世界)챔피언에’으로 헤드라인을 뽑고, 부제목으로 ‘김기수 세계(金基洙世界)챔피언에 벤베누티에 판정승(判定勝) J 미들급세계(級世界)타이틀 매치서15라운드까지…만장(滿場)의 관중열광(觀衆熱狂) 어젯밤장충체육관(奬忠體育舘)서 로마올림픽 고배(苦杯)를 설욕(雪辱)’이라고 전했다. 당시만 해도 라운드라는 말은 마치 권투용어인 것처럼 일반적으로 썼다고 한다.
현재는 라운드라는 단어를 가장 많이 쓰는 종목은 골프이다. 골프는 매 회 경기를 라운드라고 부른다. 대개 PGA나 LPGA는 4회 경기를 갖는 4라운드로 열린다. 때에 따라선 LPGA는 3라운드 경기를 갖기도 한다. 골프용어에서 영어 ‘Round’를 줄여 ‘R’로 표기하는 경우가 많다.
말이라는 것은 변화하기 위해 존재한다. 라운드라는 단어도 시대의 변화에 따라 종목의 부침과 함께 쓰임새가 많이 달라진 것을 알 수 있다. 권투에서 시작된 용어가 이제는 마치 골프 용어처럼 됐으니 말이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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