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동 행사는 화동이 꽃다발을 증정하는 것을 말한다. 보통 ‘화동증정(花童贈呈)’이라고 부른다. 꽃같은 아이라는 ‘화동(花童)’과 남에게 물건을 준다는 ‘증정(贈呈)’이 합친 말이다. 화동과 증정은 모두 한국, 중국, 일본 등에서 오래전부터 쓰던 한자어이다. 조선왕조실록을 검색해보면 화동과 증정이라는 말이 검색된다. 조선시대 화동이라는 말은 나이어린 기생을 일컫는 의미였다. 숙종실록 5권, 숙종 2년 11월 21일 기해 첫 번째 기사에 ‘종실의 아들 이한주(李漢柱)는 세루(世累)가 있었을 뿐만 아니라, 등과(登科)했을 때 국휼(國恤) 을 당했는 데도 화동(花童)을 끼고 문을 닫고 연락(宴樂)을 했기 때문에 막은 것이요’라는 말이 나온다. 화동의 의미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우리나라 언론에서 이 말을 쓰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 이후로 보인다. 주요 외국 대통령이나 수반이 국내에 방문할 때 화동이 꽃다발을 증정했다는 기사를 전했다. 조선일보 1973년 4월13일 ‘아시아공영(共榮)」중점 협의(協議)’라는 기사에서 ‘티우월남(越南)대통령내외는 오후4시 김포(金浦)공항에 도착,공항귀빈실에서 박(朴)대통령내외와 15분동안 환담을 나눈 뒤 간략한 환송식에 참석,21발의 예포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3군(軍)의장대를 사열하고 화동(花童)으로부터 꽃다발을 증정받았다’고 보도했다.
우리나라 언론은 일제강점기 이후 화속증정이라는 말을 썼다. 조선일보 1953년 5월8일자 ‘수원(水原)어린이행사(行事)’ 기사는 ‘스물 네돐의 어린이날을 맞이한 지난 오(五)일 상오 십(十)시 수원에서는 수원경찰서 주최로 시내수원극장에서 어린이연예회를 개최하였는데 조(趙) 수원경찰서장으로부터 우량어린이에대한 표창장 수여가 있었고 내빈축사 화속(화속(花束)) 증정 어린이 답사 등에이어 매산(매산(梅山)) 국민학교생도들의 취주악 영화등 다채로운 「푸로」로 연예회를 끝마치었다’고 전했다.
일부 국내 언어학자는 화속(花束)의 속자를 동녘 동(東)‘으로 잘못 읽고 꽃 화자에 아이 동(童)자를 써서 화동증정이라는 말이 통용된 것으로 보는 이들도 있다. 시대에 따라 언어의 사용과 의미가 달라진다고 하지만 화동증정이라는 말은 화동이라는 말의 본래 용도를 고려한다면 적절한 말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기회가 되면 화동 보다는 다른 말을 쓰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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