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아포커스]롯데 상승세 이어갈 마지막 퍼즐…'이제는 박세웅이 응답할 차례다'

정태화 기자| 승인 2023-05-11 09:17
우천으로 한차례씩 선발 로테이션을 거른 덕분일까? 롯데자이언츠의 외인 원투펀치인 댄 스트레일리과 찰리 반즈는 4월 부진 터널에서 벗어나 5월들어 구위 회복의 신호를 보내고 있다.

스트레일리는 올시즌 6경기에 나서 아직 승리없이 3패만 당했다. 하지만 5월 첫 등판에서 첫 퀄리티스타트 피칭으로 부활할 조짐을 보였다.[롯데자이언츠 제공]
스트레일리는 올시즌 6경기에 나서 아직 승리없이 3패만 당했다. 하지만 5월 첫 등판에서 첫 퀄리티스타트 피칭으로 부활할 조짐을 보였다.[롯데자이언츠 제공]
올시즌 롯데가 FA인 유강남 노진혁과 한현희를 영입하고 이런저런 이유로 방출의 칼날을 피하지 못한 안권수 김상수 등을 받아 들여 대폭 전력을 높였으나 어느 누구도 5강 후보로 꼽지는 않았다.
하지만 롯데는 전문가들의 이런 평가를 비웃기라도 하듯 지난달 20일 사직 KIA전부터 5월 2일 광주 KIA전까지 9연승을 달리며 7위에서 성큼 단독 1위까지 오르는 믿기 어려운 모습을 보였다. 2008년 7월27일 사직 한화 이글스전부터 9월2일 사직 LG 트윈스전까지 11연승을 달린 이후 무려 15년 만에 9연승이었다.

이런 롯데의 변신에는 대형 포수 유망주에서 투수로 변신한지 3년만에 에이스로 탈바꿈한 나균안의 깜짝 변신과 구승민 김진욱 김상수 윤명준 등 불펜들의 활약이 결정적이었다.

이렇게 상승세를 이어가는 와중에도 제 몫을 해 주지 못한 쪽이 있다.

바로 KBO 리그 4년차 댄 스트레일리와 '좌승사자'로 불리며 지난해 롯데 마운드에 든든한 축을 담당했던 찰리 반즈, 그리고 국내파 에이스인 박세웅이다.
2020시즌에 롯데 유니폼을 입은 스트레일리는 2년 연속 두자릿수 승수를 기록한 뒤 지난해 메이저리그 복귀를 꿈꾸며 재계약을 하지 않고 미국으로 돌아갔으나 7월말 글랜 스파크먼의 대체외인으로 되돌아 와 4승(2패)밖에 올리지 못했지만 믿을 수 있는 외인 에이스였다.

마찬가지로 반즈는 지난해 시작하자 마자 6연승을 올리며 바람을 일으켰다. 후반기에 들어 힘이 떨어지면서 12승12패로 승패가 같아지기는 했지만 확실한 롯데 마운드의 한 축이었다. 이 덕분에 반즈는 2022시즌 연봉 총액 61만 달러에서 2023시즌에는 총액 125만 달러로 훌쩍 뛰기도 했다.

그만큼 올시즌에도 기대치가 높았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인가?'

스트레일리와 반즈는 기대치에 한참 못 미쳤다.

스트레일리는 4월 한달 동안 5경기에 나서 2패, 평균자책점 5.82로 그저 평범한 국내파 중간급 투수 정도였다. 단 한차례 6이닝을 던졌지만 5실점에 4자책점을 했다. 단 한번도 퀄리티스타트 피칭을 하지 못했다.

반즈는 스트레일리보다 더 했다. 겉보기에는 4경기 1승1패로 그럴듯 했지만 내용상으로는 평균자책점이 7.58에 이르렀고 단 한차례 5이닝만 던졌을 뿐이었다. 구위가 뚝 떨어지면서 완전 동네북처럼 되어 버린 느낌마저 들 정도였다.

이런 스트레일리와 반즈가 5월들면서 극적으로 반전에 성공했다.

9연승이 막을 내리고 5월 폭우가 4경기가 연속으로 취소되면서 스트레일와 반즈는 서로 한차례씩 선발이 밀렸다.

당초 4일 광주 KIA전에 나설 예정이었던 스트레일리는 9일 사직 두산전에 등판했다. 4월 26일 사직 한화전 이후 13일만이었다. 스트레일리는 여기서 3패째를 당하기는 했지만 6이닝 2실점으로 나균안 이후 첫 퀄리티스타트 피칭을 하며 외인 원펀치 다운 모습을 보였다.

반즈는 10일 두산전에서 개인 통산 2번째 2안타 무실점 경기를 펼치며 반전에 성공했다.
반즈는 10일 두산전에서 개인 통산 2번째 2안타 무실점 경기를 펼치며 반전에 성공했다.
스트레일리에 자극을 받았을까? 어린이날 연휴인 5일부터 삼성과의 사직 3연전에 모두 선발로 예고됐던 반즈는 모두 우천으로 취소되면서 9일 스트레일리의 뒤를 이어 다음날인 10일 사직 두산전 선발로 나서 더 극적으로 반전했다.

4월 28일 사직 키움전 이후 12일만인 이날 선발로 나선 반즈는 6⅔이닝 2피안타 2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5경기만에 첫 퀄리티스타트 피칭에다 KBO 리그에서 2번째 2피안타 무실점 경기였다. 9연승 뒤 자칫 길어질 수도 있는 2연패를 벗어나게 한 의미있는 승리도 따라왔다.

이렇게 외인 원투펀치가 살아났지만 유일하게 웃지 못한 토종 에이스가 바로 박세웅이다.

박세웅은 팀이 9연승을 올린 2일 광주 KIA전에 선발로 나섰으나 5-3으로 앞선 5회말 2사 1, 2루에서 김진욱에게 마운드를 넘겨야 했다.

2일 광주 KIA전에서 아웃카운트 1개를 못 잡아 승리요건을 갖추지 못하고 강판당하고 있는 박세웅[롯데자이언츠 제공]
2일 광주 KIA전에서 아웃카운트 1개를 못 잡아 승리요건을 갖추지 못하고 강판당하고 있는 박세웅[롯데자이언츠 제공]
아웃카운트 1개만 더 잡으면 승리요건을 갖출 수 있었지만 2사 뒤 소크라테스 브리토를 볼넷으로 내 보낸 것이 화근이었다. 이어 이창진과도 9구까지 가는 승부를 벌였지만 결과는 볼넷으로 2사 1, 2루 위기를 자초한 뒤 바로 교체되고 만 것이다. 이때 이미 박세웅은 한계투구수를 넘어선 111개나 던졌다. 더 이상 버티게 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올시즌 박세웅은 5경기에 나서 승리없이 1패에 평균자책점은 5.25로 부진하다. 퀄리티스타트는 한차례도 없고 5이닝을 넘긴 것도 단 두차례 뿐이었다. WBC 국가대표로서 부끄러운 기록이다.

박세웅은 지난해 시즌이 끝나자 FA 1년을 남겨놓고 5년 총액 90억원에 계약했다. 상무에 합격하고도 입대를 미루면서 올시즌 준비했다. 와일드카드로 항저우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승선하기 위해서는 올시즌 성적이 더 없이 중요하다.

여기에 2017년 이후 6년만에 가을야구 진출을 꿈꾸는 롯데에게도 박세웅의 부진 탈피는 필수적이다.

이제는 박세웅이 응답할 차례다.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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