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탁구가 인기를 끄는 것은 ‘세탁’에서 좋은 성적을 올렸기 때문이다. 1973년 사라예보 대회에서 이에리사를 앞세운 한국팀이 사상 처음으로 중국(당시 중공)을 꺾고 사상 처음으로 세계대회 우승을 차지한 이후 세계대회와 올림픽 등에서 여러 번 정상에 밟았다. 1991년 치바 대회에선 남북한이 사상처음 단일팀을 구성, 여자 단체전 우승을 차지한 적도 있었다. 탁구에서 우리나라가 세계정상권을 유지하는 성적을 내는 것은 다른 구기 종목에 비해 신체적인 체형과 체력의 영향을 가장 적게 받는 스포츠이기 때문이다.
영어용어사전 등에 따르면 ‘ping pong’은 1898년 영국의 크로스컨트리 주자였던 제임스 깁이 미국에 있을 때, 어린이 장난감을 보고 고안하여 그 공을 판자에 송아지 가죽을 펴서 붙인 라켓으로 칠 때 ‘핑동’이라는 소리가 나서 생긴 말이다. 지금도 국제적으로 탁구의 애칭으로 불려지고 있다. 1970년대 초반 미국과 중국의 국교 수교를 ‘핑퐁 외교’라고도 말하기도 했다.
‘table tennis’는 제1차 세계대전 후 미국 용구업체들이 'ping pong'을 상표로 등록하면서 사용할 수 없게 된 뒤 만들어진 말이다. 1921년 영국에서 처음 탁구협회(table tennis federation)가 만들어진 뒤 1926년 창설된 국제탁구연맹(International Table Tennis Federation. 약칭 ITTF)에서 'table tennis’라는 말을 국제 공용어로 확정했다. 일본에서는 이 말을 ‘탁구’로 번역해서 썼다.
우리나라 언론에선 일제강점기 때부터 탁구라는 말을 사용했다. 조선일보 1923년 5월3일자 ‘경취구락부신설(京取俱樂部新設)’ 기사는 ‘경취시장(京取市場)에셔사원(社員)의수양오락(修養娛樂)에자(資)하기위(爲)하야차기관설립(此機關設立)을계획중(計劃中)이더니금회경취구락부(今囘京取俱樂部)를신설(新設)하고부내(部内)에좌기오부(左記五部)를설(設)하고기목적(其目的)의달성(達成)을계(計)한다더라 일(一),야구부(野球部) 이(二),정구부삼(庭球部三),탁구부(卓球部) 사(四),수양부오(修養部五),오락부(娛樂部)’라고 전했다.
탁구는 언제, 어디서, 어떻게 처음 시작됐는 지 분명하지 않다. 탁구 탄생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중세기 이탈리아 루식 필라리스라는 놀이형태가 변했다는 얘기가 있고, 15~16세기 경 프랑스 궁전의 파파운이라는 궁전놀이가 변했다는 설도 있다. 1889년 인도 등 영국 식민지에 살던 영국인들이 테니스에서 힌트를 얻어 실내에서 놀 수 있는 테니스 게임으로 방바닥에 네트를 치고 비올 때와 무더울 때를 피해 즐겼던 놀이형태라고도 한다. 초기에는 ‘고시마(gossima)’, ‘프림프램(flim flam)’, ‘위프와프(wiff whaff) 등 여러 이름으로 불렸다. 유럽 귀족들이 사교적으로 즐기던 당시 사진과 그림을 보면 남자는 연미복을, 여자는 이브닝 드레스를 착용하는 등 복장도 특이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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