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시즌 정규리그 4위로 가을야구에 진출했던 두산은 와일드카드전에서 KT에 첫 번째 업셋을 당한 뒤, 반등을 위해 파격적인 행보를 이어갔다. 외국인 선수 영입에 과감한 투자를 단행하는 한편 '야수진 리빌딩'을 공식화하며 무한경쟁 체제로 팀 색깔을 바꿨다.
스프링캠프에서는 롯데와의 트레이드로 영입한 김민석과 추재현이 눈부신 활약을 펼쳐 팬들의 기대를 한껏 부풀렸다. 일부 전문가들은 "지난해에도 외국인 선수들의 잇단 부진과 부상 속에서 4위를 차지했으니, 올해는 외인들만 제 몫을 해준다면 충분히 상위권 경쟁이 가능하다"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두산의 부진에는 불가항력적 요소도 분명 존재한다. 개막을 앞두고 선발 투수 곽빈과 불펜의 핵심 홍건희가 부상으로 이탈했고, 필승조 이병헌과 최지강마저 전력에서 빠졌다. "주요 불펜이 모두 없는데 어떻게 승리를 거두겠느냐"는 항변도 가능하지만, 팬들은 "지난 시즌 과도한 연투와 혹사가 올해의 부상 연쇄로 이어진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흔들리는 마운드를 타선이 받쳐주어야 하지만, 두산의 팀 타율은 0.223으로 리그 8위에 그치고 있다. 주축 타자들의 부진이 두드러진다. 양의지는 타율 0.174, 김재환은 0.242, 양석환은 0.231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스프링캠프에서 돋보인 활약으로 리드오프 자리를 꿰찬 김민석도 타율 0.192에 그쳤고, 새 주전 2루수로 기대를 모은 오명진은 4경기 13타수 무안타라는 충격적인 성적을 내고 있다.
지난 시즌 대체 외국인으로 활약했던 제러드 영 대신 영입한 제이크 케이브도 8경기 타율 0.214로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특히 외국인 타자에게 기대되는 홈런포가 단 한 개도 터지지 않은 점은 더욱 실망스러운 부분이다.
지난해 신인왕 마무리 김택연이 팀의 2승 모두에서 세이브를 기록하며 변함없는 구위를 자랑하는 점은 그나마 위안거리다. 당분간 불펜 운영에 어려움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두산으로서는 선발 투수들의 이닝 소화력과 타선의 회복이 절실한 과제로 떠올랐다.
[진병두 마니아타임즈 기자/maniarepo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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