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한 말이 적중했다. 시즌 초반 부진했던 베테랑 포수 양의지가 맹활약하며 팀의 역전승을 이끌었다.
이날 3번 타자 겸 포수로 나선 양의지는 4타수 3안타(1홈런) 2타점 1득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두산의 6-5 승리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0-3으로 뒤진 1회말 1사 2루에서 문동주를 상대로 좌전 적시타를 날렸고, 1-3으로 뒤진 4회에는 선두타자로 나와 시즌 첫 홈런을 터트렸다. 4-5로 뒤진 8회에도 선두타자로 나와 좌중간 2루타를 날리며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양의지는 "그동안 너무 추워서 몸이 꽁꽁 언 상태로 경기에 임했다"며 "시즌 초반엔 평소에 잘 입지 않는 긴팔 유니폼을 입었다. 안 입던 유니폼을 입으니 안타를 한 개도 못 쳤다"고 털어놨다.
베테랑 선수들이 날씨에 민감하다는 이승엽 감독의 설명은 양의지의 사례로 증명됐다. 이 감독은 "베테랑 선수들은 젊은 선수들보다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이제는 날씨가 좋아진 만큼 고참 선수들이 제 실력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즌 초반 타격감 부진의 또 다른 원인은 발가락 부상이었다. 양의지는 지난달 23일 SSG 랜더스전에서 자신이 친 파울 타구에 왼쪽 엄지발가락을 다쳤다. 발가락은 큰 이상이 없었지만, 발톱이 들려 걸을 때마다 통증이 이어졌다.
"발가락 통증 때문에 하체에 체중이 실리지 않아서 스윙 타이밍을 잡는 데 애를 먹었는데 지금은 회복해서 괜찮다"며 활짝 웃은 양의지는 "시즌 초반에 너무 부진해서 밸런스를 재교정했다. 이제는 날씨가 좋아졌으니 팬들의 기대에 부응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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