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O는 2026년 아시아 쿼터를 시행한다.
각 구단은 내년부터 아시아야구연맹 소속 국가 기준 아시아 국적 전체와 호주 국적 선수를 대상으로 팀당 한 명씩 아시아 쿼터 선수를 보유할 수 있다.
내년 아시아 쿼터 선수 영입에 쓸 수 있는 최대 비용은 연봉, 계약금, 특약 및 원소속구단에 지불하는 이적료(세금 제외)를 합해 최대 20만달러(월 최대 2만 달러)다.
LG는 1만1천달러를 들여 '아시아 쿼터'를 미리 경험한다.
LG는 21일 "허벅지 부상을 당해 탓에 6주 이상의 재활이 필요한 외국인 선발 투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의 일시 대체 선수로 호주 국적의 코엔 윈을 영입했다. 윈과 총액 1만1천달러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KBO는 지난해에 기존 외국인 선수가 6주 이상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다칠 경우, 해당 선수를 재활 선수 명단에 등재하고 그 선수가 복귀할 때까지 대체 외국인 선수를 출장할 수 있게 하는 새 제도를 도입했다.
SSG 랜더스가 지난해 5월 이 제도를 활용해 일본 독립리그 시코쿠 아일랜드리그 도쿠시마 인디고삭스에서 뛰던 시라카와 게이쇼를 영입했다. KBO리그 1호 '일시 대체 외국인 선수 계약'이었다.
미국과 일본 리그의 시즌 초인 4, 5월에 '6주 이후의 생활'이 보장되지 않는 단기 대체 선수로 영입할 수 있는 자원은 많지 않다.
여러 구단이 "6월은 넘겨야 어느 정도 실력을 갖춘 선수를 단기 대체 선수로 영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일시 대체 선수 최고 성공 사례는 라이언 와이스(한화 이글스)였다.
와이스는 6월 중순에 한화와 일시 대체 선수로 계약했고, 7월 말에 '외국인 교체 선수'로 정식 계약을 했다.
재계약에도 성공해 올해에도 한화 유니폼을 입고 뛴다.

미국, 일본, 대만에서 뛰는 선수와 계약하기 어려운 상황에 LG는 호주 선수를 택했다.
이번에 계약한 윈은 올해 2월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서 벌인 LG 스프링캠프에 합류해 2주 동안 함께 훈련한 적이 있다.
신장 193㎝에 체중 86㎏인 오른손 투수 윈은 2024-2025 시즌 호주프로야구(ABL)에서 15경기 3승 2패, 평균자책점 2.35를 올렸다.
2023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에서 한국을 상대로 2⅓이닝 3피안타 무실점,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서도 한국전에 등판해 1⅓이닝 1피안타 무실점했다. 프리미어12에서는 문보경을 삼진 처리하기도 했다.
ABL 시즌이 종료돼 일자리를 찾던 윈은 LG의 영입 제안을 반겼다.
LG는 윈을 영입하면서, 에르난데스의 공백을 어느 정도 메우고, 내년 아시아 쿼터 선발도 대비할 수 있다.

올해 2월 LG는 윈을 청백전에 내보내, 구위를 점검했다.
이제는 KBO리그 정규시즌에서 윈의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2월 윈은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대만에 있는 친구로부터 KBO리그가 아시아 쿼터 제도를 도입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아시아 선수들에게 큰 기회가 될 수 있는 좋은 제도라고 생각한다"며 "(LG에서 뛰었던) 크리스 옥스프링 코치를 통해 LG에 대해 알게 됐다. 서울에 있는 LG는 훌륭한 경기장과 경기장을 가득 채우는 멋진 팬을 가졌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윈은 그랜드 캐니언 대학 재학 중에 미국 대학리그에 출전했지만, 프로 생활은 호주에서만 했다.
윈이 KBO리그에 잘 적응하면 LG는 내년 아시아 쿼터 선수 선발에 대한 고민을 덜어낼 수 있다.
시라카와를 통해 '일본 독립리그 선수 수준'을 확인한 다른 구단도 윈의 투구를 보며 '호주 선수 영입 시나리오'를 그려볼 수 있다. /연합뉴스
[진병두 마니아타임즈 기자/maniarepo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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