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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501] 왜 ‘서핑’이라 말할까

2025-07-30 07:30:52

서핑이 처음 채택된 2020 도쿄 올림픽 서핑 남자 금메달리스트 페헤이라(브라질). [AP=연합뉴스]
서핑이 처음 채택된 2020 도쿄 올림픽 서핑 남자 금메달리스트 페헤이라(브라질). [AP=연합뉴스]
서핑 종목이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채택된 2020 도쿄 올림픽은 서핑 결승전을 2021년 7월 27일 도쿄에서 동쪽에 위치한 쓰리바사키 서핑 비치에서 열었다. 원래는 28일이었는데, 태풍으로 인한 기상 악화를 고려해 27일로 하루 당겨 결승전을 개최했다. 서핑은 롱보드(2.7m)와 쇼트 보드(1.8m)로 구분되는데, 도쿄올림픽에선 쇼트 보드 종목만 치렀다. 영광의 첫 금메달은 남자 이탈로 페헤이라(브라질), 여자 카리사 무어(미국)이 각각 차지했다.

서핑이라는 단어의 어원은 바다의 파도와 밀접하게 연결됐다. 파도를 의미하는 영어 ‘surf’에서 비롯됐다. ‘surf’는 인도 서부 벵골 지역의 언어인 힌디어·뱅골어인 ‘suff’, ‘soph’, ‘surph’ 등에서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 이는 ‘바닷물이 바위에 부딪혀 일으키는 포말’이나 ‘물보라’를 뜻한다. 17세기 후반부터 영어권에 전해지며, 바다의 해안에 부서지는 물결을 가리키는 뜻이 됐다.

‘surf’에 진행형을 뜻하는 접미사 ‘~ing’가 붙은 ‘surfing’은 파도타기’라는 동작 그 자체를 의미한다. 20세기 초반, 하와이의 전통 스포츠였던 ‘파도타기(wave riding)’가 미국 본토에 소개되면서 ‘서핑(surfing)’이라는 단어가 레저 스포츠의 명칭으로 정착했다. 하와이 원주민 언어로 ‘heʻe nalu’는 ‘파도 타기’를 뜻한다. 서양인이 이를 본격적으로 접한 뒤 영어로 설명하기 위해 ‘riding the surf’ 또는 간단히 ‘surfing’이라는 표현을 쓰게 되었고, 그 후에는 하와이 문화의 전통 요소가 전 세계 스포츠로 퍼지면서 단어도 통용되기 시작했다.
서핑이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20세기 이후로, '현대 서핑의 아버지' 듀크 카하나모쿠(Duke Kahanamoku)가 세계를 여행하며 서핑을 대중에게 시연하면서부터였다. 특히 1960년대 초반 미국 캘리포니아를 기반으로 한 팝 그룹 ‘비치 보이스’등의 서핑 뮤직은 대중의 서핑에 대한 관심을 폭발적으로 불러일으켜 전세계적인 서핑 붐을 일으켰다. 1960년대 이후의 서핑 인구의 증가에는 미디어뿐만이 아니라 기술적인 발전도 큰 영향을 끼쳤다.

우리나라에선 1960년대부터 영어 발음을 그대로 옮겨 ‘서핑’이라고 부른다. 일본도 우리나라처럼 영어를 음차해 ‘サーフィン (sāfin)’이라 말한다. 하지만 중국은 ‘파도를 향해 돌진하다’는 의미의 한자어로 ‘冲浪 (chōnglàng)’이라 부른다. ‘沖浪’은 ‘빌 충(沖)’과 ‘물결 랑(浪)’으로 물결이 비어있다는 뜻이다.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에 따르면 조선일보 1964년 7월12일자 ‘미국해수욕장(美國海水浴場)을휩쓰는 「서핑」붐’ 기사는 ‘올 여름 바다 건너 미국의 해수욕장은 온통「서핑」(Surfing)—길쭉한 널판대기로 물결을타는놀이—바람에 휩쓸려 현재 그「붐」은 절정에 이르고있는데,이통에 한몫 단단히보려고 팔을걷고나선것이 항상 약삭빠른영화계와「레코드」계다. 솩—솩—밀려오는 푸른파도를 알맞는「타이밍」으로 타고넘는재미란 급강하(급강하(急降下))급상승(급상승(急上昇))의「스릴」과함께 기가막힐정도라고는하나,「척척박사」가 되려면 어지간한 훈련이 필요하다는것.10여년전에 태어나?지난해부터 쩍성해졌고7월에 들어서자「마이애미·비치」와「와이키키」해변「롱·비치」등 피서와물놀이의본고장을 뒤덮은「서핑」은 바야흐로 세계적인 화제가 되고있는 것이다.「서핑」영화화의 제1호는「컬러·시네스코」『거센파도를타자』인데,주연은「훼비안」「타브·한터」「피터·브라운」등이고,제2호『「서핑」에 맞춰춤추자』의「캐스트」역시 젊은친구들로서「제임스·다렌」「파메라·티휜」에다「후랑크·시나트라」의딸「낸시」와「딘·마틴」의딸「크로우디아」등……물론색채「시네스코」다. 밑천이 가장 적게든다는 대의명분?을 지닌「서핑」—좋건나쁘건 유행이라면 오금을 못펴고「흑」하는 우리나라의 일부젊은 남녀들이건만,아직송도(松島)나 대천(大川)이나 만리포(萬里浦)에「서핑」이 등장하지않은것을보니 한국상륙은 좀더 기다려야 할것같다.’고 전했다.
20세기 후반부터는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서핑’이 ‘인터넷 서핑(web surfing)’처럼 무언가를 빠르게 훑으며 돌아다니는 행위 전반을 뜻하는 은유적 용법으로 확장되기도 했다. 이 표현은 1990년대 인터넷 보급 이후 널리 퍼졌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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