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치만 놓고 보면 눈이 휘둥그레진다. 99경기에서 31홈런, 단순 환산으로 144경기를 뛴다고 가정하면 45개 페이스다.
KBO리그에서 40홈런 이상을 칠 수 있는 타자는 손에 꼽힌다. 이런 거포를 보유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구단 입장에선 큰 자산처럼 보인다.
삼진은 또 다른 문제다. 컨택 능력이 떨어지다 보니 상대 투수에게 '승부가 쉬운 타자'로 전락한다. 결과적으로 홈런을 치지 못하는 날에는 사실상 팀 공격에 기여할 길이 없다.
KIA 입장에서 고민은 명확하다. 리그 전체를 통틀어도 30개 이상 홈런을 약속할 수 있는 타자는 흔치 않다. 아무리 허점이 많아도 장타력 하나만으로 존재 가치를 인정받는 경우가 있다. 특히 한국 야구에서 외국인 타자는 보통 '거포' 역할을 기대받는다. 그런 기준으로만 보면 위즈덤은 분명 매력적이다.
그러나 팀은 한 명의 '홈런 타자'가 아니라 전체적인 균형과 연결을 필요로 한다. KIA는 올 시즌 내내 상위 타선의 집중력이 떨어질 때마다 득점 루트가 막히는 문제를 드러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은 득점권에서 안타 하나를 쳐 줄 수 있는 외국인 타자지, 찬스에서 헛스윙 삼진을 기록하는 홈런 의존형 타자가 아니다.
이제 겨울이 다가오면 KIA는 선택을 내려야 한다. '홈런 30개 보장 카드'를 붙잡을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유형의 외국인 타자를 찾아 나설 것인가. 홈런은 야구의 꽃이지만, 꽃잎만 가득하고 열매가 비어 있으면 가을은 오지 않는다. 위즈덤이 보여준 성적은 화려하면서도 공허했고, KIA의 고민은 바로 그 공허함 속에서 자라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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