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은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선수들에게 대회의 비중과 성적에 따라 '공화국영웅' '노력영웅' '인민체육인' '공훈체육인' 등의 칭호를 준다.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에게는 통상 '인민체육인' 칭호가, 아시안게임 등의 우승자에게는 '공훈체육인' 칭호가 각각 주어진다. 가장 권위 있는 것은 '공화국영웅'과 함께 '인민체육인' 칭호를 받는 경우다. 이 두 가지 칭호를 함께 받은 선수는 지난 99년 스페인 세비야에서 열린 제7회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여자마라톤 우승자인 정성옥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번째로 권위 있는 것은 '인민체육인'과 함께 '노력영웅' 칭호를 받는 것. 대부분은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연이어 뛰어난 성적으로 우승을 한 선수에게 주어진다. 이 두 가지 칭호를 함께 받은 대표적인 선수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계순희(여자유도 52㎏급)다. '인민체육인'은 내각의 차관급 대우를, '공훈체육인'은 국장급 대우를 각각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본 코너 1553회 ‘북한에선 왜 ‘인민체육인’이라 말할까‘, 1554회 ’마라톤 정성옥이 스포츠 선수로는 북한에서 유일하게 ‘공화국영웅’ 칭호를 받은 이유는‘ 참조)
‘공훈체육인’은 ‘공훈(功勳)’과 ‘체육인(體育人)’이라는 두 개의 한자어가 결합한 단어이다. 체육에서 공을 세운 사람에게 주는 국가적 영예 칭호이다. 공훈(功勳)은 “나라나 사회를 위해 세운 뛰어난 업적과 공적”이라는 뜻을 가지며, 단순한 성과가 아니라 국가적 차원의 영예와 기여를 강조하는 말이다. 체육인은 체육을 하는 사람을 뜻한다 .북한은 ‘스포츠’보다 ‘체육’이라는 한자어를 선호하며, 이는 주체적 언어 정책과도 연결된다. (본 코너 1551회 ‘북한에선 왜 ‘스포츠’ 대신 ‘체육’이라는 말을 많이 쓸까‘ 참조)
한국이 개인의 성취를 존중하는 방식으로 포상한다면, 북한은 국가가 직접 영예를 명명하며 그 공적을 체제 선전으로 흡수한다. ‘공훈체육인’이라는 칭호는 단순한 스포츠 영예가 아니라, 국가가 인정한 혁명적 업적이자 사회주의 체제의 이념을 새겨 넣은 정치적 훈장이다. 메달보다 무거운 칭호가 그들에게 주어지는 이유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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