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올 7월 리카르도 프라카리 세계야구·소프트볼총연맹 회장 등 세계야구·소프트볼총연맹 대표단이 평양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평양=노동신문]](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51101094600021145e8e9410871751248331.jpg&nmt=19)
영어용어사전에 따르면 ‘Baseball’이라는 말의 원형은 14~18세기 영국의 어린이 놀이에서 비롯됐다. 당시 영국에는 ‘Rounders’, ‘Stool Ball’, ‘Base Game’ 같은 놀이가 있었는데, 공을 던지고, 치고, 일정 지점(베이스)을 돌아오는 형식이었다. 이 가운데 ‘Base’와 ‘Ball’을 결합한 단어가 18세기 초 문헌에 등장했다. ‘Base’는 ‘기지’, ‘출발점’, ‘안전한 장소’라는 뜻이며, ‘Ball’을 ‘공’을 뜻한다. ‘baseball’은 문자 그대로 “기지를 오가며 공으로 하는 놀이”라는 의미이다.
북미 대륙으로 건너간 영국 이민자들은 18세기 후반~19세기 초, 미국에서는 이를 변형해 규칙을 체계화하고 팀 스포츠로 발전시켰다. 1839년경 앨버트 더블데이(Abner Doubleday)가 뉴욕 쿠퍼스타운에서 ‘야구를 발명했다’는 전설이 있지만, 실제로는 그보다 앞서 영국식 베이스 게임이 이미 존재했다. 1845년 알렉산더 카트라이트(Alexander Cartwright)가 현대적 규칙(9이닝, 3스트라이크, 4베이스 등)을 정립하면서 오늘날의 ‘baseball’이 만들어졌다.
북한의 ‘조선말대사전’은 ‘공던지기’를 “두 패로 나뉘여 공을 던지고 쳐서 점수를 다투는 경기”라고 정의한다. 설명 속에는 ‘선수’나 ‘팀’보다 ‘패(집단)’라는 표현이 눈에 띈다. 스포츠가 개인의 기술보다 집단의 단결을 보여주는 사회주의적 협동의 장이라는 북한식 관점이 드러난다.
북한에서 ‘야구’라는 일본식 명칭을 지운 것은 식민 잔재 청산의 상징이었고, ‘공던지기’라는 이름을 부여한 것은 인민이 직접 이해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 흥미로운 점은, 북한의 체육신문이나 방송에서도 ‘공던지기’ 경기 결과를 보도할 때 ‘협동정신’과 ‘집단적 영웅성’을 반복해 강조한다는 것이다.
북한 스포츠는 개인의 활약보다 집단의 조화가 우선으로 내세우고 있다. 야구의 본질이 ‘개인의 플레이가 모여 만드는 팀 스포츠’라면, 북한식 해석은 ‘개인은 집단의 일부’라는 사회주의의 교훈을 재현한다.
‘공던지기’라는 표현을 들으면 다소 어색하게 느껴지지만, 그 속에는 언어가 체제의 거울이라는 진리가 숨어 있다. 남쪽에서는 ‘야구’가 단순한 스포츠이지만, 북쪽에서는 그것이 하나의 사상 교과서다. 공 하나를 던지는 행위에도 ‘집단의 힘’을 새기는 것이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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