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의지(왼쪽)와 엄상백 [연합뉴스 자료사진]](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511070655090349291b55a0d5611823566252.jpg&nmt=19)
양의지는 한동안 리그 최고의 포수였고, 기량은 명확했다. 지금도 그는 녹슬지 않은 기량을 보유하고 있다. 구단이 산 것은 실전 능력과 상징성, 두 가치의 합이었다.
박민우는 희소성 프리미엄의 대표적인 사례다. 안정적인 출루, 테이블세터 감각, 수비 안정감은 강점이지만, 리그 전체 판도에 영향을 미치는 절대적인 공격력은 아니다. 그럼에도 시장에서 박민우가 높은 평가를 받은 이유는 포지션 내 대체 자원의 부족이었다. 위험이 적은 안전자산이라는 이미지가 그의 가격을 결정했다. 다만 그 투자가 팀 전력의 체감 상승으로 이어졌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견이 갈린다.
심우준은 수비형 유격수의 희소성이 만든 시장 가치의 산물이다. 넓은 수비 범위와 운동능력은 분명 유효하지만, 공격에서의 플러스 값 부재는 리스크로 남았다. 올 시즌 수비는 유지됐지만 타석에서의 마이너스가 줄어들지 않아 계약의 효용이 떨어졌다.
이 현상은 MLB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애런 저지는 기량과 함께 팀의 얼굴이자 리그 브랜드를 상징하는 존재라는 이유로 대형 계약을 맺었다. 구단이 지불한 금액은 실력과 상징성의 결합된 가치였다.
반면 앤서니 랜던은 커리어하이 시즌 이후 성적이 유지될 것이라는 가정에 의한 투자였으나, 부상과 기량 저하로 계약은 빠르게 부담으로 전환됐다.
FA 시장이 갖는 리스크는 국적을 가리지 않는다. 결국 공통점은 하나다. FA 시장은 모두가 알면서도 내일은 다를 것이라 믿는 신기루다. 거품은 누군가 속아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이번만큼은 괜찮을 것이라는 낙관이 반복될 때 자연스럽게 생기는 것이다. 올해 역시 이 같은 현상은 계속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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