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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호소인’ 코스프레인가, 전설의 마지막 예우인가...커쇼의 WBC 참가 '논란'

2026-01-16 07:30:52

클레이튼 커쇼 [미국대표팀 X]
클레이튼 커쇼 [미국대표팀 X]
2025년 가을, 다저스타디움은 눈물바다였다. 클레이튼 커쇼가 18년의 세월을 뒤로하고 "가족에게 돌아가겠다"며 은퇴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통산 3,052개의 탈삼진과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라는 완벽한 시나리오를 완성한 그의 퇴장은 '전설의 정석' 그 자체였다. 하지만 불과 몇 달 만에 들려온 2026 WBC 미국 대표팀 합류 소식은 그 정석에 묘한 균열을 내고 있다. 이를 바라보는 시각은 정확히 두 갈래로 나뉜다.
비판적인 쪽에서는 커쇼의 행보를 '자기중심적'이라고 꼬집는다. 은퇴 선언으로 팬들의 감성을 한껏 자극하며 성대한 작별 인사를 받아놓고, 정작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는 국제 대회에 다시 나타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이들은 커쇼를 향해 '은퇴 호소인'이라는 신조어를 붙인다. 말로는 은퇴를 호소하지만 사실상 마운드를 떠날 의지가 없음을 풍자한 것이다. 특히 미국 대표팀 선발진에 이미 타릭 스쿠발, 폴 스킨스 등 기량이 만개한 후배들이 가득한 상황에서, 은퇴한 선수가 굳이 한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전설의 품격'에 어울리는지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한다.

반면, 이를 '낭만'으로 해석하는 이들은 커쇼의 진심에 주목한다. 그는 2023년 WBC 출전을 간절히 원했으나 부상 이력을 우려한 보험사의 거부로 좌절된 바 있다. 당시 커쇼가 보였던 깊은 실망감을 기억하는 팬들에게 이번 복귀는 '번복'이 아닌 '숙원 해소'다.
옹호론자들은 이제 자유의 몸이 된 전설이 조국을 위해 던지겠다는데 누가 돌을 던지겠느냐고 반문한다. 이는 노욕이 아니라, 야구라는 스포츠와 조국에 대한 순수한 헌신이며, 팬들에게는 덤으로 주어진 '깜짝 선물'이라는 논리다.

결국 이 논란의 종지부를 찍는 것은 커쇼의 공 끝이다. 만약 그가 '이름값'에 취해 후배들의 앞길을 막으면서도 실망스러운 구위를 보여준다면 '은퇴 호소인'이라는 오명은 피하기 어렵다. 그러나 그가 베테랑다운 노련함으로 팀의 위기를 막아내고 우승에 일조한다면, 이번 WBC는 전설이 남긴 가장 아름다운 '에필로그'로 기록될 것이다.

팬들은 이제 3월의 마운드를 주시하고 있다. 그곳에 서 있는 사람이 은퇴를 번복한 노욕의 투수일지, 아니면 못다 이룬 꿈을 향해 마지막 힘을 쥐어짜는 위대한 전설일지는 오직 커쇼 자신의 투구가 증명할 일이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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