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신수는 지난 2023년 WBC를 앞두고 미국 현지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한국 야구의 인적 쇄신을 강하게 주장했다. 당시 그는 당장의 성적보다 미래를 위해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줘야 하며, 특정 베테랑 투수들에 의존하는 시스템을 탈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학교 폭력 이슈로 제외된 안우진을 옹호하는 발언까지 더해지며 야구계 전체를 뒤흔드는 메가톤급 논란을 야기했다. 하지만 3년이 지난 지금, 대표팀의 시계는 오히려 더 과거로 돌아간 모양새다. 당시 교체 대상으로 지목됐던 김광현, 양현종보다 더 나이가 많은 선수들이 이번 대표팀의 '에이스' 역할을 맡게 됐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추신수가 침묵을 지키는 배경에는 복합적인 이유가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선 그는 2024 시즌을 끝으로 현역 유니폼을 벗었다. 현장 일선에서 물러난 선배로서 후배들이 주축이 된 국가대표팀의 구성에 대해 감 놓아라 배 놓아라 간섭하는 모양새가 본인에게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또한 과거 발언 당시 겪었던 극심한 여론의 역풍과 안우진 옹호 논란에 따른 피로감이 재발언을 주저하게 만드는 원인으로 분석된다. "맞는 말이라도 시점이 틀렸다"는 비판을 한차례 혹독하게 겪은 그로서는 이번 논란에 다시 참전할 실익이 없다는 판단을 내렸을 가능성이 크다.
추신수의 세대교체론은 3년 전에도, 그리고 지금도 유효한 숙제다. 다만 당시의 비판이 '특정 선수 옹호'라는 잘못된 포장지에 싸여 본질이 흐려졌을 뿐이다. 마흔두 살의 노경은과 서른아홉의 류현진이 태극마크를 달고 마운드에 서는 2026년의 풍경은, 어쩌면 한국 야구가 지난 3년간 세대교체라는 숙제를 얼마나 방치해왔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적나라한 성적표일지도 모른다. 독설을 내뱉던 저격수는 사라졌지만, 그가 남겼던 질문은 여전히 마운드 위를 공허하게 떠돌고 있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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