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는 이번 겨울 전력 보강 대신 내부 단속과 외국인 선수 교체에만 집중했다. 김태형 감독 부임 이후 세 번째 시즌을 맞이하며 대대적인 체질 개선을 기대했던 팬들의 바람과는 정반대의 행보다. 구단 안팎에서는 롯데가 작년 외국인 원투펀치의 위력에 의존했던 한화의 방식을 벤치마킹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확실한 에이스급 외인 두 명이 선발 로테이션의 중심을 잡아주고 이닝을 소화해 준다면, 타선의 폭발력을 앞세워 순위 싸움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야구 전문가들은 이러한 계산이 대단히 위험한 발상이라고 입을 모은다. 현대 야구에서 외국인 투수 두 명의 비중이 절대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그들만으로 긴 시즌을 버티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한화 역시 류현진의 복귀와 강력한 외인 조합을 갖추고도 한국시리즈에서 LG 트윈스에 완패했다. 롯데의 현재 전력 구조는 당시 한화보다 나을 것이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또한 외부 영입 없이 내부 육성만으로 전력 공백을 메우겠다는 의도 역시 김태형 감독의 임기 일정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우승 청부사로 불리는 김 감독을 영입했을 때는 즉각적인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가 전제되어야 하지만, 구단은 오히려 지갑을 닫으며 감독에게 '무기 없는 전쟁'을 강요하고 있다. 경쟁 팀들이 FA와 트레이드를 통해 전력을 보강하며 앞서가는 상황에서 롯데의 '영입 제로' 행보는 사실상 이번 시즌을 포기한 것이 아니냐는 비난까지 사고 있다.
결국 롯데가 내세우는 '외인 필승론'은 팀이 가진 근본적인 약점을 외면한 채 요행을 바라는 것과 다름없다. 야구는 1번부터 9번까지의 타자, 그리고 선발부터 마무리까지 이어지는 투수진 전체의 조화가 이루어질 때 승리할 수 있는 종목이다. 특정 포지션의 외국인 선수 두 명에게 팀의 운명을 맡기는 전략은 전략이라기보다 방치에 가깝다. 롯데가 진정으로 가을야구를 갈망한다면, '어불성설'에 가까운 낙관론에서 벗어나 냉정하게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팬들은 '로또' 같은 외인의 활약이 아니라, 투타의 균형이 잡힌 탄탄한 팀의 모습을 원한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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