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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한국야구가 이 지경이' WBC 일본전 '콜드게임패'하고 타 팀 잡고 미국 가자고?

2026-02-03 08:58:05

한국 대표 선수들
한국 대표 선수들
한때 한국 야구는 '독기'와 '투혼'의 대명사였다. 2006년 WBC 4강 신화와 2009년 준우승, 그리고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전승 우승까지. 객관적인 전력에서 밀린다는 평가를 받을 때마다 한국 야구는 보란 듯이 그라운드에 몸을 날리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특히 숙적 일본을 상대로 보여준 끈질긴 승부욕은 한국 야구의 정체성이자 팬들이 자부심을 느끼는 원동력이었다.

하지만 2026년 WBC를 앞둔 지금, 일부 팬들 사이에서 흘러나오는 이야기는 참담하다 못해 서글프다. 어쩌다 우리 야구가 이 지경까지 왔’라는 깊은 탄식을 내뱉지 않을 수 없다. 일본전에서 처참하게 패하더라도 남은 경기에서 승수를 쌓아 미국행 비행기를 타면 그만이라는 식의 극단적인 '실리론'이 공공연하게 떠돌고 있다.

이러한 기류의 밑바닥에는 일본 야구와의 현격한 격차에 대한 공포와 자괴감이 깔려 있다. 오타니 쇼헤이를 필두로 한 일본의 화려한 메이저리그 군단과 탄탄한 투수력을 마주하며, 시작도 하기 전에 패배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더욱이 일본전 직후 낮 경기로 치러지는 대만전 일정은 이러한 비관론에 불을 지폈다. 일본전에 전력을 쏟아붓느니, 차라리 힘을 아껴 대만과 호주를 잡고 조 2위로 8강에 턱걸이하자는 계산법이다.
그러나 문제는 스포츠의 본질인 '승부를 향한 도전'은 사라지고, 오직 탈락을 면하기 위한 구차한 '산수'만 남았다는 점이다. 과거 한국 야구가 강팀을 꺾을 수 있었던 이유는 공 하나의 가치를 알고 끝까지 물어뜯는 근성이 있었기 때문이지, 대진표를 분석하며 승패를 배분했기 때문이 아니었다.

최근 국제무대에서 반복된 한국 야구의 잔혹사는 단순한 운의 문제가 아니었다. 세대교체의 실패, 투수진의 구속 저하, 결정적인 순간에 터져 나오는 기본기 부족 등 총체적인 난국이 이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혁과 반성보다는 '리그 흥행'이라는 달콤한 사탕에 취해 위기를 외면해 온 결과가 지금의 '이 지경'을 만들었다. 이제는 일본전 패배를 당연시하며 콜드게임만 면해도 다행이라는 비아냥이 들려와도 딱히 반박할 말이 없는 처지가 됐다.

하지만 이번 대표 선수들은 어떤 악조건에도 국민의 기대와 열망을 짊어지고 한국 야구의 수준을 증명할 것이다. 이번 WBC에서도 일본전에서 무기력하게 무너지고 산술적인 확률에만 매달려 다음 라운드에 진출해 미국 땅을 밟은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중요한 것은 마이애미행 티켓이 아니라, 도쿄돔 마운드에서 일본 타자들의 가슴팍을 향해 씩씩하게 공을 뿌리는 투수의 눈빛이며, 1루 베이스를 향해 흙먼지를 일으키며 슬라이딩하는 타자의 모습이다. 결과보다 과정에서 부끄럽지 않은 야구, 패하더라도 고개를 들 수 있는 투혼을 발휘할 것으로 믿는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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