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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의 ‘갈라파고스화’? 대책이 없다…MLB 다수 진출이 유일한 방법인가

2026-03-17 06:40:33

귀국한 한국 선수들
귀국한 한국 선수들
이순철 해설위원이 강조하는 지론, "정상급 팀과 자주 붙어 눈에 익어야 한다"는 말은 야구적으로 완벽한 정답이다. 하지만 냉정한 비즈니스 세계에서 이 말은 실현 불가능한 난제다. 메이저리거들이 주축인 미국이나 도미니카가 굳이 한국과 교류전을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한국은 '배울 게 없는 파트너'에 불과하다. 결국 우리 야구는 안방 관중 1,200만 명에 취해 우리끼리만 즐거운 '갈라파고스'로 전락했다.

이 폐쇄된 우물을 깨기 위한 여러 방안이 거론되지만, 뜯어보면 하나같이 임시방편일 뿐이다. '아시아 쿼터제'나 '외국인 선수 확대'는 분명 리그의 구속을 높이는 데 기여하지만, 이는 '안방에서의 훈련'일 뿐 국제대회라는 극한의 압박 속에서 만나는 진짜 메이저리거들의 기세를 복제할 수는 없다. 국가대표 상설화나 윈터리그 파견 역시 마찬가지다. 잠시 빠른 공을 보고 돌아온들, 다시 140km 중반이 주류인 KBO로 복귀하면 뇌와 근육은 다시 느긋한 국내용으로 리셋되고 만다.

그렇다면 남은 길은 하나다. 우리 선수들이 직접 메이저리그(MLB)라는 거대한 생태계에 대거 진출하는 것뿐이다. 도미니카 공화국과 베네수엘라를 보라. 이들이 국제대회에서 괴물 같은 저력을 발휘하는 이유는 자국 리그가 훌륭해서가 아니다. 수백 명의 선수가 MLB 시스템에 녹아들어 매일 최고들과 부딪히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160km의 강속구는 '눈에 익혀야 할 대상'이 아니라 매일 아침 먹는 식사와 같은 '일상'이다.
물론 "스타들이 다 해외로 나가면 KBO 리그는 누가 지키느냐"는 우려 섞인 비판이 나올 수 있다. 당장 눈앞의 흥행과 리그 수준 저하를 걱정하는 목소리다. 하지만 이는 고립을 자초하는 전형적인 '갈라파고스적 사고'다. 스타를 억지로 붙잡아 '우물 안 에이스'로 만드는 것이 리그를 지키는 길인가, 아니면 그들이 세계 무대를 누비는 모습을 보며 제2, 제3의 꿈나무들이 야구공을 잡게 만드는 것이 지키는 길인가. 일본이 오타니와 야마모토를 내보내고도 더 강력한 인재 풀을 유지하는 선순환을 직시해야 한다. 나가는 문이 넓어져야 들어오는 인재도 많아지는 법이다.

결국 KBO는 미국 진출의 빗장을 완전히 풀어야 한다. 현재의 까다로운 포스팅 자격 연한이나 FA 규정에 묶여 선수들의 전성기를 국내에서만 소모하게 두어서는 안 된다. 일본의 사례처럼, 구단이 허락하고 선수 본인이 원한다면 연차와 상관없이 언제든지 메이저리그의 문을 두드릴 수 있도록 제도를 유연하게 바꿔야 한다. 김하성, 이정후 같은 자원들이 마이너리그부터 빅리그까지 수십 명 단위로 쏟아져 나가야 한다. 가서 깨지고 돌아오더라도, 그들이 몸소 겪은 '세계 표준'이 리그에 전파될 때 비로소 갈라파고스의 성벽은 무너진다. 우리가 그들을 불러올 수 없다면, 우리가 그들의 판으로 들어가 그들 중 하나가 되어야 한다. 선수들의 해외 진출을 제도적으로 전폭 지원하는 것, 그것이 이순철의 지론을 완성할 유일한 '어떻게'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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