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리랑은 한민족의 집단적 기억과 감정을 담는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2012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유네스코는 특정한 악보나 원형이 아니라 집단 참여와 재해석으로 다양하게 재창조되며 세대를 넘어 이어지는 가치에 주목했던 것이다.
아리랑 어원은 아직까지 정확한 것은 없다. 가장 잘 알려진 것은 ‘아리’는 ‘아리다(마음이 쓰리다, 아프다)’‘라는 뜻이며, ’랑‘은 사람 또는 님(연인)을 뜻한다. 풀어보면 ’마음 아픈 님‘, ’그리운 사람‘이라는 의미이다. 아리랑은 ‘그리운 님’과 ‘이별의 정서’를 담은 말로 해석된다고 봐야할 것이다.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에 따르면 조선일보 1927년 1월9일자 ‘내가조와하는배우 레지날드,떼니—’ 기사는 ‘마움이 어린탓인지는 몰라도 저는 우숨과 활발한 것이 뒤석긴 희활극이 조와요,그리고 수만흔 희활극 배우중에서도 유니바—살회사의 스타—인레지날드,떼니—가 썩조와요 최근에봉절된『가주를향하야』서든지『쫀스의대사건』가튼 작품은 여간 재미잇지 안트군요,그런까닭에 저는 언제든지 보기만하여도 가승이 뛰고 통쾌한 작품에 한번 수연해보고십허요,제가 출연한 작품으로는『아리랑』과『봉황의면류관』의두편이 잇는데 남들은『아리랑』에출연한 것이낫다 하나 저의성격으로는『봉황의면류관』이 맛는것가태요,저의성격이이압흐로 또엇더케 변할지는 몰라도 아직가태서는 희활극이 조코 레지날드,떼니—가 마옴에들어요’라고 전했다. 이 글은 영화 아리랑에 출연한 배우인 신일선이 코미디 영화에 대한 취향과 『아리랑』 출연 경험을 밝힌 초기 한국 영화인의 생생한 기록이다.
1991년 북한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축구대회에 파견할 남북 단일팀 구성을 위한 평양 경기에 취재차 갔다가 세계 최대 규모의 집단체조 퍼포먼스로 꼽히는 ‘아리랑 공연’을 관람한 적이 있다. 수만 명이 한 치의 오차 없이 움직이고, 관중석에서는 카드섹션으로 거대한 그림과 글자가 펼쳐졌다.
북한의 아리랑 공연은 전통적 의미를 그대로 계승하기보다, 집단과 국가 중심의 서사로 재구성한다. 개인의 슬픔과 감정이 담겼던 노래는 집단의 역사와 체제의 정당성을 강조하는 이야기로 확장된다. 수만 명이 일제히 움직이는 장면은 개인보다 집단을 우선하는 가치관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이 지점에서 아리랑 공연은 ‘두 얼굴’을 갖는다. 하나는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듯한 조직력과 예술성이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완벽히 맞춰내는 움직임은 분명 놀라운 문화적 성취다. 다른 하나는 그 이면에 놓인 강한 통제와 동원, 그리고 정치적 메시지다. 이 공연이 단순한 문화 행사가 아니라 체제 선전의 도구로 기능한다는 점에서 논쟁은 피할 수 없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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