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검색

해외야구

'적응 중인 1억 달러다!' 이정후를 '망작'으로 몰기엔 아직 일러...이정후에 대한 지나친 비판 자제해야

2026-03-31 06:24:27

이정후
이정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6년 1억 1,300만 달러라는 거액에 계약하며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이정후를 향한 시선이 갈수록 날카로워지고 있다. 일부 팬과 미 매체 사이에서는 계약 규모에 걸맞지 않은 성적이라며 '오버 페이' 논란을 제기하거나, 심지어는 실패한 계약이라는 성급한 낙인을 찍는 모습까지 포착된다. 하지만 냉정하게 지표를 뜯어보면 지금 이정후가 겪고 있는 과정은 '실패'가 아닌 전형적인 '적응'의 단계임을 알 수 있다.

흔히 말하는 '망한 1억 달러'의 전형은 기량 저하가 뚜렷하거나, 불성실한 훈련 태도로 팀 분위기를 해치는 경우를 뜻한다. 그러나 이정후의 사례는 이와 정반대 지점에 서 있다. 그는 여전히 리그 최상위권의 컨택 능력을 유지하며 헛스윙률을 최소화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생경한 구속과 움직임 속에서도 어떻게든 공을 맞혀 인플레이 타구를 만들어내는 천부적인 감각은 여전하다.

세이버메트릭스 관점에서 봐도 이정후에 대한 비판은 가혹한 면이 있다. 기대 타율(xBA) 등 세부 지표는 실제 성적보다 훨씬 긍정적인 수치를 가리키고 있다. 이는 잘 맞은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향하거나 상대의 호수비에 막히는 등 '운'의 요소가 작용했음을 시사한다. 즉, 이정후의 타격 메커니즘 자체가 붕괴된 것이 아니라 빅리그의 수비 범위와 경기 흐름에 동화되는 과정에 있다는 방증이다.
또한, 1억 1,300만 달러라는 금액은 당장의 홈런 개수만을 위해 지불된 비용이 아니다. 20대 중반이라는 젊은 나이, 중견수(지금은 우익수)라는 핵심 포지션의 희소성, 그리고 삼진을 당하지 않는 확고한 스타일의 가치가 합쳐진 '미래 자산'에 대한 투자다. 과거 김하성 역시 데뷔 첫해 극심한 타격 부진을 겪으며 거센 비판을 받았으나, 결국 리그 정상급 내야수로 성장하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낸 바 있다. 적응은 선형적인 그래프가 아니라 계단식으로 찾아온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1억 1,300만 달러라는 금액은 선수가 요구해서 억지로 받아낸 것이 아니라, 시장 가치를 면밀히 분석한 구단이 직접 결정한 투자다. 선수는 자신을 가장 높게 평가해 준 팀에서 최선을 다해 뛸 의무가 있을 뿐, 계약금의 크기 자체를 결정할 권한은 없다. 만약 이 금액이 시장가에 비해 지나치게 과도하다고 느껴진다면, 그것은 구단의 안목이나 협상 전략을 비판할 일이지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하는 선수에게 돌을 던질 명분이 될 수 없다. 비판은 짧고 기록은 길지만, 선수를 믿고 기다려주는 팬들의 지지는 그보다 더 깊은 울림을 남기기 마련이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리스트바로가기

많이 본 뉴스

골프

야구

축구

스포츠종합

엔터테인먼트

문화라이프

마니아TV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