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단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마운드의 구멍을 메우기 위해 아시아쿼터 카드를 선발 투수로 도배했다. LG의 라클란 웰스, 한화의 왕옌청, SSG의 다케다 쇼타를 비롯해 NC의 토다 나츠키까지 일찌감치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을 차지했다. 여기에 두산이 최근 타무라 이치로를 방출하고 일본 2군 출신 좌완 다카다 다쿠토를 전격 영입했으며, 야수 카드를 썼던 KIA마저 최근 부진했던 제리드 데일을 퇴출하고 KBO 경력직인 일본인 투수 시라카와 게이쇼를 새로 데려왔다. 아시아쿼터를 사실상 '제3의 외국인 투수'로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현상은 양준혁을 비롯한 일부 전문가들이 제도 도입 전부터 강하게 우려했던 대목이다. 양준혁은 과거 인터뷰와 개인 방송 등을 통해 아시아쿼터 제도가 들어오면 구단들은 당장의 성적을 위해 값싸고 제구력이 검증된 일본이나 대만 출신 투수들을 대거 영입할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안 그래도 선발 자원이 부족한 한국 야구는 죽는다고 강력히 경고한 바 있다.
당장 구단들은 저비용 고효율로 마운드의 공백을 메우며 미소를 짓고 있지만, 한국야구 대표팀의 국제 경쟁력 저하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지적이다. "얼마나 토종 선발이 없으면 이 지경까지 왔겠느냐"는 탄식 속에서, 무늬만 아시아쿼터인 채 국내 선발 투수들의 씨를 말리고 있는 현 제도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