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A 직영 팀리그 10구단에 합류하게 된 히다 오리에[PBA 제공]](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605310720510442005e8e9410871751248331.jpg&nmt=19)
한국 당구는 오랫동안 생활체육과 아마추어 스포츠의 영역에 머물러 있었다. 1960~70년대 다방 문화와 함께 대중화되었고, 이후 전국 곳곳에 당구장이 생겨나면서 대표적인 국민 스포츠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선수들이 당구만으로 안정적인 생계를 유지하기는 쉽지 않았다.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더라도 상금 규모와 시장성에는 한계가 있었다.
특히 세계 캐롬 3쿠션 무대는 국제연맹 중심으로 운영되면서 선수들의 활동 기반이 제한적이었다. 축구의 프로리그나 골프의 투어처럼 독립적인 프로 스포츠 시스템이 부재했던 것이다. 국내 당구계에서는 오래전부터 "프로 무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현실화되지는 못했다.
![2019년 프로당구 출범을 선언한 김영수 초대 PBA 총재 [PBA 제공]](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605310724560153705e8e9410871751248331.jpg&nmt=19)
이런 흐름 속에서 2019년 새로운 변화가 시작됐다. 프로 스포츠 모델을 도입한 프로당구협회가 출범하면서 본격적인 프로리그 시대가 열린 것이다. 협회는 스스로를 ‘Professional Billiards Association’, 이를 줄여서 PBA라고 명명했다.
PBA는 단순히 영어 약자를 선택한 것이 아니다. 기존 아마추어 체계와 구분되는 독립적인 프로 조직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기 위한 선언이었다. 선수 계약, 상금 시스템, 팀리그 운영, 방송 콘텐츠 제작 등 기존 당구계에서는 볼 수 없었던 프로 스포츠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었다.
실제로 세계 스포츠를 보면 약칭 자체가 브랜드가 된 사례는 흔하다. NBA가 농구를 대표하고, PGA가 프로골프를 상징하듯 PBA 역시 '프로당구'라는 일반 명사보다 하나의 고유 브랜드로 자리 잡기를 원했다. 리그의 정체성을 이름 속에 담아낸 것이다.
또 다른 이유는 국제화 전략이다. 당구는 유럽과 아시아를 중심으로 다양한 국가의 선수들이 경쟁하는 종목이다. 한국 시장만을 바라본다면 '프로당구협회'라는 이름으로도 충분했겠지만, 해외 선수 영입과 국제 시장 확대를 고려하면 영어 명칭이 훨씬 효과적이었다. 실제로 PBA 무대에는 스페인, 튀르키예, 베트남, 일본, 네덜란드 등 여러 국가의 선수들이 활약하고 있다. PBA라는 이름은 국적과 언어를 초월해 동일한 브랜드로 인식될 수 있는 장점을 갖는다.
흥미로운 점은 이제 PBA가 단순한 협회 이름을 넘어 하나의 시대를 상징하는 단어가 되었다는 사실이다. 과거 한국 당구가 동호인 중심의 생활 스포츠를 의미했다면, 오늘날 PBA는 당구의 프로화와 산업화를 상징한다. 선수들이 직업인으로 활동하고, 기업이 팀을 운영하며, 팬들이 리그를 소비하는 새로운 생태계가 형성된 것이다.
결국 PBA라는 세 글자는 단순한 영문 약자가 아니다. 그것은 한국 당구가 생활 스포츠에서 프로 스포츠로 진화해 온 역사, 국제 무대를 향한 도전, 그리고 새로운 산업으로 성장하려는 비전을 압축한 이름이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관련기사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