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전국체전 바둑 고등부 결승에서 맞붙은 배찬진(왼쪽)과 한승규.[대한바둑협회 제공]](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606010638020003805e8e9410871751248331.jpg&nmt=19)
국어사전은 바둑을 "가로세로 열아홉 줄이 교차하는 반 위에 두 사람이 흰 돌과 검은 돌을 번갈아 놓아 집의 크기로 승부를 겨루는 놀이"라고 설명한다. 바둑의 기원은 중국에 있으며 중국에서는 이를 '웨이치(圍棋)'라고 부른다. '둘러싸는 게임'이라는 뜻이다. 일본에서는 '고(碁)', 서양에서는 일본식 명칭을 따른 'Go'가 널리 쓰인다.
우리나라에서는 오래전부터 '바둑'이라는 이름이 사용됐다. 개화기 이후 신문 자료를 살펴보면 1920년대 동아일보와 조선일보 등에서 이미 바둑이라는 표현이 빈번하게 등장한다. 더욱이 국어사전에도 바둑은 순우리말로 등재돼 있다.
한편 조선시대 문헌에서는 바둑을 뜻하는 한자어 '기(碁)'가 자주 등장한다. 조선왕조실록에도 '기(碁)' 관련 기록이 여러 차례 확인된다. 이는 당시 공식 기록과 문어에서는 한자어를 사용했음을 보여준다. 반면 일상생활에서는 오늘날처럼 '바둑'이라는 고유어가 널리 쓰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결국 '기(碁)'와 '바둑'은 같은 대상을 가리키는 서로 다른 이름이다. '기(碁)'가 한자 문화권의 공식적·문어적 명칭이라면, '바둑'은 한국 사회가 오랫동안 사용해 온 생활 언어의 명칭이다. 따라서 바둑이 한자어에서 직접 유래했다고 보기보다는, 한국인들이 이 문화를 자신들의 언어 속에 자연스럽게 녹여낸 결과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하다.
문화는 받아들이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같은 게임이라도 각 나라는 자신만의 이름과 방식으로 재해석한다. 중국의 웨이치, 일본의 고, 그리고 한국의 바둑이 이를 보여준다.
'바둑 한 판 두자', '바둑 고수', '바둑을 배운다'와 같은 표현은 수백 년 동안 우리의 일상 속에 살아 있었다. 외래에서 시작된 게임이지만 이름만큼은 우리말로 정착했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도 웨이치도, 고도 아닌 '바둑'을 말한다. 그 이름 속에는 승부의 역사뿐 아니라 한국인의 언어와 문화가 함께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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