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현우(26·삼성생명)는 한국 레슬링의 '레전드(전설)'가 됐다는 취재진의 칭찬에 부끄럽다며 쑥스러운 미소를 지어보였다.
하지만 그는 전설이 됐다. 한국 레슬링 사상 세 번째로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박장순, 심권호에 이어 김현우가 처음이다. 그는 2010년과 2013년 아시아선수권을 제패한 김현우는 2012년 런던올림픽, 작년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을 따낸 데 이어 아시안게임까지 4대 메이저 대회를 모두 석권했다.
김현우는 1일 오후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레슬링 남자 그레코로만형 75kg급에서 가나부코 다케히로(일본)를 4-0으로 제압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4년 전 광저우 대회에서 2회전 탈락의 아픔을 겪은 것이 우승의 원동력이 됐다.
김현우는 "광저우에서 패배의 쓴맛을 봤는데 그때를 생각하면서 죽기 살기로 했던 것이 금메달을 딴 원동력이 된 것 같다. 그때 패배가 있었기에 지금 승리가 값지고 2배로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랜드슬램을 달성해 한국 레슬링의 '레전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소감을 묻자 김현우는 "부끄럽다"면서도 "아직까지 실감나지 않는다. 오로지 꿈이 올림픽 금메달이었는데 그 이상의 꿈을 생각해본 적은 없었다. 아직 나이가 많지 않고 더 할 수 있는 나이라 여기서 자만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레코로만형 대표팀을 이끄는 안한봉 감독의 숙원도 풀어줬다. 안한봉 감독은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아시아선수권대회를 석권하고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에 머물러 그랜드슬램을 놓친 바 있다.
김현우는 안한봉 감독의 열정적인 지도에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할 수 있다, 무조건 딸 수 있다, 하늘을 감동시켜라, 나보다 땀을 더 많이 흘린 선수가 있다면 금메달을 가져가도 좋다, 그렇게 항상 좋은 얘기와 자신감이 생기는 말을 해주신다. 우리는 외국선수보다 훈련량이 2-3배는 많다. 그만큼 자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안한봉 감독도 김현우 못지않게 기뻐했다. 제자가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내가 못한 그랜드슬램을 제자가 대신 해줘서 기쁘고 고맙다. 앞으로 더 열심히 준비해서 내가 못다한 올림픽 2연패를 리우에서 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겠다"며 환하게 웃었다.인천=CBS노컷뉴스 박세운 기자 she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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