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수정은 24일 전남 나주스포츠파크에서 열린 'IBK기업은행 2017 천하장사씨름대축제' 국화장사(70kg 이하) 결정전(3전2승제)에서 박원미(구례군청)를 2-0으로 완파했다. 올해 설날과 단오, 추석대회에 이어 천하장사 대회까지 국화급을 석권했다.
적수가 없었다. 임수정은 결승에서 박원미를 한 수 위의 힘과 기량으로 상대했다. 첫 판에서 임수정은 밀어치기로 기선을 제압했다.
다만 박원미는 임수정을 상대로 공격 시도조차 제대로 하지 못해 경고를 받았다. 임수정이 다소 싱겁게 경고승으로 우승을 확정지었다.

바로 두 달 전 '구례여자장사대회 비룡부(1부) 통합장사 결정전에서 패배를 안겼던 정지원(35 · 거제시청)이었다. 당시 임수정은 정지원의 우세한 신장과 체중에 밀렸다. 국가대표 유도 선수 출신의 정지원은 임수정보다 한 체급 위인 무궁화급(80kg 이하)에 신장도 180cm가 넘는다. 때문에 '여자 이봉걸'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정지원은 임수정을 잇따라 밀어치기로 누르며 2-0으로 승리했다. 씨름 입문 6개월의 정지원에게 우승을 뺏긴 임수정으로서는 최강의 자존심이 상할 법도 했다. 이달 초 여자대장사 8강전에서도 임수정은 0-2 패배를 안앗다.

그러나 임수정의 승리 의지가 더 강했다. 임수정은 셋째 판도 연장 더잡기에 몰렸다. 경고까지 받은 터라 30초가 지나면 패배가 확정되는 상황. 종료 직전의 절체절명의 순간 임수정은 버티기로 들어간 정지원을 좌우로 상대를 흔든 뒤 잡채기로 승리를 따냈다. 남은 시간은 단 1초였다.
임수정은 "사실 2번이나 정지원에 지면서 자존심이 상했다"고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털어놨다. 이어 "그래서 이번에는 준비를 많이 했고, 힘들게 이겨서 기분이 좋다"고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방심은 없다. 임수정은 국화장사 결정전 뒤 이어진 예선에서도 연승하며 8강에 진출했다. 임수정은 "아직 8강에 오른 것뿐"이라면서 "내일 8강전부터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른다"고 빈틈을 경계했다. 정지원은 올해 씨름에 입문한 초보로 발전 가능성이 남아 있다. 왕년 이만기-이봉걸의 라이벌 대결처럼 여자 씨름계의 숙적으로 임수정과 겨룰 수 있다.
일단 임수정은 이날 국화급 우승으로 통산 59번째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25일 2년 연속 여자천하장사에 올라 60번째 타이틀이자 15번째 통합장사 왕좌를 거머쥘지 지켜볼 일이다.
나주=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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