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645] 왜 태권도에서 ‘낚아차기’라고 말할까

김학수 기자| 승인 2022-03-07 05:36
낚시걸이에서 유래된 용어인 태권도 낚아차기 동작 [국기원 발간 태권도용어사전 사진]
낚시걸이에서 유래된 용어인 태권도 낚아차기 동작 [국기원 발간 태권도용어사전 사진]
우리말 동사 ‘낚다’라는 말은 낚시로 물고기를 잡는다는 뜻을 갖고 있다. 이 말은 뇌물을 써서 남을 꾀거나 바라는 것을 얻는 의미로 포함하고 있다. 낚다는 동사형 의미에서 파생된 ‘낚시걸이’는 금품 따위를 미끼로 남을 꾀어 이용하려는 짓이라는 말이다. 이 말은 씨름이나 격투기 등에서 자기 다리로 상대편의 다리를 걸어 당기는 기술을 뜻하기도 한다.

태권도 차기 동작의 하나인 ‘낚아차기’는 낚시걸이에서 유래된 말이다. 낚아차기는 동사 낚다의 어간 ‘낚’에 보조동사 ‘어’를 붙인 ‘낚아’와 차다의 명사형인 ‘차기’가 결합한 말이다. 뜻은 뒤축으로 목표물을 낚아차는 기술이다. 낚아차기는 우리말 발음을 그대로 해 로마자로 ‘nakkachagi’라고 표기한다. 영어로는 ‘Kicking the target from the back’이라고 말할 수 있다.
국기원 발간 태권도용어사전에 따르면 낚아차기는 옆차는 순간 상대방이 피하며 가까이 붙었을 때, 무릎을 접으며 상대방의 뒤통수나 등을 발로 차는 기술이다. 필요에 따라서는 상대방의 목이나 오금 등을 거는데 이용할 수도 있다. 오금은 무릎이 구부러지는 다리의 뒤쪽 부분, 뒤무릎을 말하는데 낚아치기는 자신의 오금을 활용해 상대를 공격하는 방법이다.

낚아차기는 윈래 택견 낚시걸이에서 비롯된 기술이다. 태격 낚시걸이는 상대방의 오금을 발로 걸고 손으로 상대방을 밀치며 넘어뜨리는 공격방법이다. 태권도 낚아차기는 이와 유사하나 상대방을 걸어 넘어뜨리기보다는 발로 차기위해 쓰인다. 일단 낚아차기에 걸리면 상대방은 힘 한번 제대로 쓰지 못하고 주저 앉아 버릴 수 있다. 그만큼 결정적으로 상대를 제압할 수 있는 공격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낚아차기는 자주 행하면 상대에게 오히려 역습을 당할 수 있다. 필요한 순간에 기습적으로 강행할 때는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잦은 시도를 하다보면 상대에게 오히려 역습을 내주는 빌미가 된다. 삶에서 낚시걸이를 자주 하면 안되는 것처럼 말이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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