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037] 왜 탁구에서 ‘매치’라고 말할까

김학수 기자| 승인 2024-03-03 06:37
BNK부산은행 2024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자 4강전 한국과 중국의 경기를 마친 한국 대표팀이 관중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한국은 이번대회 동메달을 획득했다. [연합뉴스]
BNK부산은행 2024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자 4강전 한국과 중국의 경기를 마친 한국 대표팀이 관중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한국은 이번대회 동메달을 획득했다. [연합뉴스]
외래어 ‘매치’는 경기를 의미하는 말이다. 영어 ‘Match’를 발음대로 표기한 것이다. 보통 ‘타이틀 매치를 갖다’라고 말할 때, 매치는 하나의 경기를 뜻한다. 축구에선 매치에 부정관사 ‘A’를 붙여서 ‘A 매치’라고 말하면 국가대표끼리의 경기를 의미한다. (본 코너 336회 ‘왜 A매치(Match)라고 말할까’ 참조)
미국 야구용어 전문가 폴 딕슨의 야구용어사전에 따르면 미국야구에선 1845년 니커보커룰을 제정하면서 매치라는 단어를 야구게임을 의미하는 말로 사용했다. 니커보커룰 6조는 ‘클럽에서 운동을 하기 위한 회원 수가 부족하다면 회원이 아닌 이를 경기(match)를 구성하기 위해 충원해도된다’고 규정했다. 테니스에선 포인트, 게임, 세트가 쌓여 승부를 가리는 경기를 ‘매치(match)’라고 말한다. (935회 ‘테니스에서 왜 ‘매치(match)’라고 말할까‘ 참조)

테니스와 경기 방식과 용어 등이 비슷한 탁구는 11점제로 된 게임에서 4게임이나 3게임을 먼저 따면 매치를 승리하게 된다. 지난 2월 부산 세계탁구선수권대회는 단체전만 열렸는데 3인 5단식제로 경기를 가졌다. 5경기 중 3경기를 이긴 팀이 승리하도록 했다.

탁구, 테니스, 배드민턴 등에서 매치와 포인트를 합친 말인 ‘매치 포인트(Match Point)’는 승패를 결정하는 마지막 한 점을 뜻한다. 한 선수가 1포인트만 더 따면 경기에 승리하게 되는 상황이다.

영어어원사전에 따르면 ‘Match’는 중세 영어 ‘Macche’ 고대 영어 ‘Mæċċa’에 뿌리를 두고 있다. 둘 다 서로 경쟁상대인 사람, 어울리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14세기 후반부터 다른 의미로 불을 붙이는 성냥이라는 의미로도 쓰였다. 영국 근대스포츠에선 서로 경쟁한다는 맥락에서 경기라는 단어로 썼다. 기사들 간의 개별 경기에서 출발한 여러 스포츠가 산업혁명이후 근대화를 통해 도시 학교, 공장 등으로 확산·전파되면서 각종 경기가 만연돼 경기를 의미하는 용어로 매치라는 말이 통용되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 언론에서 매치라는 말은 일제강점기 시절 야구경기에서 많이 썼음을 확인할 수 있다. 조선일보 1921년 4월1일자 ‘목포야구성황(木浦野球盛况)’ 기사는 ‘삼월이십칠일에 목포쳥년과 라슈쳥민과연압하고 일본인즉에셔는각쳐운동부원□즁에 가□□수들만모혀 당디일본공입학교운동상에셔 대대격으로 야구맛지를 개최하엿는대 승부는 아즉 알슈업스나 뎨일상쾌한것으 우리소션인축의 우승시들은 제각기 규율를 존슝이 직하고 쟝괘 긔발한 긔상으로 함뿐안□라 참으로 수백영 군즁의 눈을 놀낼만한것은 목포 차승균(목포차성균(木浦車聖均))군의 갯취와 라주 박셕긔(나주박석기(羅州朴錫祺))군의 피취엿셧나 양방에 응원하는 갈채셩과 박수쇼래는 운동객으로 하야금 더욱 더욱 흥분을 도다 무전의 셩황을 이투는중 불행이 비가온고로 을마간유감은업지안앗스나 좌우간 승부는엇지되엿든지 차승균 박셕긔 량군의 활발한 운동뎍『타입』은 실로 수백명 관즁으노하야금 쳐음보는 감상을 주엇나더라(목포지국)’고 전했다. 목포 나주 청년 연합팀이 일본인팀을 맞아 가진 당시 ‘야구맛지’에서 비가 와 경기가 중단됐지만 멋진 경기를 했다는 내용이다
해방이후 국가간, 개인간 경기를 가질 때 ‘타이틀 매치’라는 말을 언론에서 많이 사용했다. 조선일보 1974년 3월10일자 ‘韓國(한국),印度(인도)영봉 卓球(탁구) 테스트 매치기사는 【캘커타=AFP동양(東洋)】한국(韓國)여자탁구팁은 9일 이곳 에덴 가든실내(室內) 스타디움에서 한국(韓國)과인도(印度) 두나라간에 처음으로 벌어진 탁구 테스트 매치에서매치 스코어 3대0으로 인도(印度)를 격파했다’고 외신발로 전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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